경총 ＂노조 부당노동행위도 규제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사용자에게만 적용되는 ‘부당노동행위 규제’를 노동조합에도 적용하고 ‘유니언숍(Union Shop)’ 제도를 폐지하라고 대통령후보들에게 요구했다.

경총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노동·사회복지 부문 대선공약 정책 건의서인 ‘경쟁력 있는 국가 건설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작성해 각 대통령후보 진영에 배포했다. 조남홍(趙南弘) 경총 부회장은 “이번 건의 내용을 다음달 초 본격화될 후보 공약 평가기준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이 건의서에서 노사간의 힘의 균형을 맞추고 노조의 불공정한 노동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노조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총은 미국의 관련 규정을 모델로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 거부 △경제적 요구사항이 아닌 주장 또는 활동 △주요 시설물 점거 농성 행위 △노사합의 없는 근로시간 중 조합활동 등을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회사에 들어갈 때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노조에 강제로 가입하도록 하는 ‘유니언숍’ 규정이 근로자의 단결 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관련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또 “노사정위원회가 정치적 의사결정기구로 변질돼 합리적 결론 도출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차기 정부에서는 노사문제에 대한 기본 원칙과 방향만을 제시하는 중립적 자문 협의기구로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50∼55세의 중·고령자들이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기업이 의도적으로 고용을 기피하는 것과 관련해 취업규칙 별도 적용, 퇴직금 예외규정 등을 넣은 ‘중·고령자 고용 확대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밖에 △현행 법정퇴직금 제도는 폐지하되 노사 협의를 거쳐 개별 기업 실정에 맞는 기업연금제를 도입하고 △여성부와 노동부의 여성고용 관련 기능을 일원화하며 △파업시 외부인력의 대체근로를 허용하자고 건의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