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삼성전자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범인들은 7일(현지시간) 오전 삼성전자 반도체 290상자 분량의 제품이 현지 공항에 도착해 창고로 옮겨진 직후 훔쳐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도난품은 D램, S램 등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카드 칩 등 비메모리반도체로 확인됐다.
사건 직후 영국 현지 경찰은 20대 후반의 용의자 1명을 체포했으나 용의자는 보석금을 내고 바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들이 사전에 충분히 모의를 한 것으로 보고 현장에 있던 흰색과 청색 밴 차량에 대한 목격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품을 본선인도방식(FOB)으로 수출해 도난에 따른 재산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수입업체들도 대부분 적화보험에 들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측은 “현지 수입업체가 요구해 오면 제품을 다시 공급해 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 2월에도 히스로 공항 인근 창고에서 82억원 상당의 휴대전화기 2만6000대를 도난 당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로서 유명세를 계속 치르고 있다. 2000년에는 전시회 출품을 위해 반출한 수천만원 상당의 63인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분실된 일도 있었다.
업계는 D램 가격이 많이 내려 반도체 칩 처분이 쉬워짐에 따라 이와 비슷한 해외 도난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