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낙용 前산은총재 "검찰소환 적극 응할것"

  • 입력 2002년 10월 14일 06시 53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대상선 대출이 청와대 고위층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고 증언한 뒤 열흘째 잠적 중인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가 13일 측근을 통해 검찰의 소환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엄 전 총재의 측근은 이날 밤 본보 기자와 만나 “(엄 전 총재가 지금 지방에 있지만) 검찰에 안 나갈 이유가 전혀 없다”며 “현재 매일 한두 차례 전화연락을 하며 검찰 소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아직 검찰에서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엄 전 총재가 지방에서) 올라올 때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상선 대출금의 대북지원설에 대해선 “계좌추적이 이뤄지지 않으면 밝혀질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말해 계좌추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엄 전 총재로서는 지금은 상황도 그렇고 사실을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엄 전 총재는 4일 2000년 6월의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과 관련해 “당시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에게서 한광옥(韓光玉) 대통령비서실장이 대출을 지시한 것으로 들었다”고 증언해 엄청난 파문을 몰고 왔었다.

한편 검찰은 한광옥(韓光玉)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엄 전 총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본격적인 수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곧 엄 전 총재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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