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원그룹, 금융-수산업으로 분할

  • 입력 2002년 10월 14일 17시 25분


동원그룹이 금융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동원산업을 금융사업과 수산업으로 나눈다. 사업별 전문화와 함께 2세 경영 체제도 마련한다.

동원산업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 1일 금융지주회사와 수산업을 담당할 신(新)동원산업으로 회사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원금융지주회사(가칭)는 동원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의 지분을 인수해 금융사업에 주력하며 신동원산업은 식품·수산업을 담당하는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동원그룹 김재철(金在哲) 회장의 맏아들 김남구(金楠玖) 현 동원증권 부사장은 금융사업을, 차남 김남정(金楠晶) 동원엔터프라이즈 과장은 식품업을 맡는다.

▽어떻게 분리되나〓동원산업은 동원금융지주와 신동원산업을 55 대 45로 기업 분할한다.

현재 동원산업 100주를 보유한 주주라면 기업 분할한 뒤 동원금융지주 55주와 신동원산업 45주를 받는 것. 주식매수청구권은 없다.

신설된 동원금융지주는 앞으로 2년 동안 지주회사법에 따라 동원증권 캐피탈 창업투자 등 자회사 지분 30∼50%를 사들여야 한다.

동원증권 이용우 상무는 “김남구 부사장은 동원산업 지분 37.4%를 가져 금융지주회사의 대주주가 된다”며 “신동원산업의 지분은 처분해 금융업에 전념한다”고 말했다.

신동원산업은 식품·수산업을 관장하는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로 들어간다. 김남정씨는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33.1%를 갖고 있다.

한편 신설 동원금융지주와 신동원산업은 물론 동원증권과 동원창투도 모두 상장(또는 등록)이 유지된다.

▽금융그룹에 박차〓시장에서는 수산업 중심의 동원그룹이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사업 변동성이 큰 원양어업(동원산업)에서 안정된 사업(금융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는 것.

금융지주회사의 설립으로 은행업 진출도 본격화할 전망. 서울은행의 인수에도 의욕을 보였던 동원산업은 하나은행 지분 5.8%를 갖고 있다.

SK증권 황찬 애널리스트는 “금융지주회사의 기업가치는 더 오르고 사업변동성이 큰 동원산업의 가치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동원산업의 주가는 전 주말보다 상한가인 1190원(14.95%) 오르며 91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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