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신한 조흥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현대상선의 차 운송 부문 인수자에게 대출해 주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측은 “최근 여신위원회에서 현대상선에 개입하지 않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면서 “특히 인수자가 유럽 해운사인 발레니우스빌헬름센(WWL)과 현대·기아차가 공동으로 설립하는 합작법인이므로 대출할 경우 현대자동차에 대한 전체 여신한도를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도 “현대상선에 대한 정치적 의혹이 확산될 경우 차 운반사업 부문의 매각 자체가 깨질 수 있다”며 공동대출에 참여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금융기관들의 공동대출 참여 통보 및 계약시한은 당초 11일에서 16일로 연기됐다.
산은측은 “우리 조흥 신한 국민 등 5000만달러 이상 분담할 것으로 기대한 은행들이 빠진다면 공동대출은 사실상 물 건너 간다”고 전망했다.
현대상선은 9일 상호저축은행 두 곳이 86억원어치의 기업어음(CP)을 제시하며 자금회수에 나섰다가 가까스로 만기연장에 합의한 상태로 대북 지원 논란 이후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만도 올 4·4분기(10∼12월)에 3980억원, 내년에 3470억원에 이른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