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요금제는 지난 1년간 통화료에 따라 월 1000∼5000원을 추가로 부담하면 시내전화와 시외전화를 무한정 쓸 수 있는 맞춤형 요금제. KT는 이 제도를 도입한 지 한 달이 넘었다.
9월 말 기준으로 KT 정액요금제 가입건수는 시내전화와 시외전화를 합쳐 모두 420만여건.
통상 개인당 시내전화와 시외전화 모두에 대해 정액제를 신청했기 때문에 가입자 기준으로는 210만명이 정액요금제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KT 유선전화 전체 가입자 수가 22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꼴로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셈.
경쟁업체에서는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이뤄진 사실상 요금인상 조치”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KT는 정액요금제 가입자가 210만여명으로 유지된다면 유선전화 사업부문에서 연 500억원 안팎의 추가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횡재’는 그동안 계속됐던 유선전화 수입 감소로 골머리를 앓았던 KT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KT측은 ‘요금인상 전략’이라는 주장에 대해 “가입자가 휴대전화를 매월 7분30초만 덜 쓰고 대신 유선전화를 사용하면 추가비용을 상쇄시킬 수 있다”며 “정액요금제 도입은 그동안 가정에서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던 휴대전화의 사용을 막고 유선전화 시장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KT로서도 가격전략 변화에 따른 위험부담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전체 통화에서 유선전화 비중이 낮아지면서 현재로선 유선전화 네트워크 용량이 충분하지만, 통화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폭증할 경우 KT로선 유선전화 부문에 추가로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KT는 통화량이 40% 이상 증가하면 추가설비를 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1월중에 나오는 통화량 증가 및 변화추이를 긴장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
한편 정액요금제 가입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가정에서는 가능한 한 유선전화를 많이 사용하고, 그동안 요금부담 때문에 자주 하지 못했던 통화를 많이 하는 것이 ‘남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정액요금제 얼마나 아끼나(월 평균 전화요금이 1만 4000원인 가입자 경우) | ||
정액요금제 가입 이전 | 정액요금제 가입 이후 | |
기본료 | 4000 | 4000 |
평균시내전화요금 | 3600 | 3600+1000 |
평균시외전화요금 | 4400 | 4400+1000 |
계 | 14000 | 16000(무제한 시내·시외전화) |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