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국내외 경제연구소나 국제기구가 발표한 것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경기하강 가능성이 높음을 뒷받침한다.
KDI는 17일 '2002년 3·4분기 및 2003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되는 한편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가계 등 민간부문의 대출이 확대되는 등 내부적 위험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밝혔다.
KDI는 또 내년 소비자물가는 올해 2.9%에서 내년 3.6%, 실업률은 3.0%에서 3.2%로 각각 오르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3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서는 △3·4분기 6.3% △ 4·4분기 6.1% △연평균 6.1%로 전망했다.
조동철(曺東徹)KDI 거시팀장은 "미국 등 세계경제가 내년에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통상적인 회복속도보다 늦을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한국경제는 잠재성장률(5%대 전반)수준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내년 물가와 관련 비교적 높은 임금상승세가 계속되고 국제원자재가격도 오를 전망이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다소 높은 3.6%의 상승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40억∼50억달러 흑자를 보이겠으나 내년에는 여행수지등 무역외 수지가 100억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소규모 흑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부동산대책 및 가계대출과 관련 "가계의 지급능력 유동성 등을 나타내는 총량지표들이 이미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거의 근접하고 있으며 특히 그 증가속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KDI는 경제가 불안할 때 동원할 수 있는 정책의 우선순위로 재경부가 주장하는 재정세제-통화정책의 순서와는 정반대인 통화-재정-세제정책의 순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KDI의 이같은 내년 성장률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5.9%나 삼성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소가 제시한 5.6∼5.8%보다 낮은 것이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