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불타는 산 붉은 마음…등산용품 매장 '북적'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7시 52분


시즌을 맞아 등산용품 매장마다 산행 준비 고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일부 매장 직원들은 점심을 못 먹을 정도로 바쁘다며 ‘행복한 불평’을 털어놓는다.-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시즌을 맞아 등산용품 매장마다 산행 준비 고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일부 매장 직원들은 점심을 못 먹을 정도로 바쁘다며 ‘행복한 불평’을 털어놓는다.-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김대식 과장(36)은 지리산 종주(縱走)만도 50여차례 해온 아마추어 ‘산 사나이’. 직장생활 탓에 마음껏 산에 가지 못하는 ‘한’을 그는 색다른 방법으로 해소한다. 등산 서적을 탐독하거나 등산용품 매장을 순례하는 것. 월급의 절반을 털어 사도 아깝지 않은 용품을 종종 발견한다고 한다. 김 과장처럼 전문산악인이 아니지만 고급 등산용품을 선호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주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프로수준의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기 때문. 쓸 만한 등산용품을 골라 ‘산을 가득 채운 붉은 낙엽(만산홍엽·滿山紅葉)’ 속으로 빠져보자.

▽산행의 기초는 등산화〓경(輕)등산화와 중(重)등산화로 나뉜다. 경등산화는 짧은 산행에 맞는 신발로 보통 등산화라면 이런 종류를 뜻한다. 언뜻 보면 운동화와 큰 차이가 없으나 밑창이 두껍고 튼튼하다.

가죽 소재로 발목까지 올라오게 만든 짙은 갈색의 중등산화는 요즘 찾는 이들이 드물다. 때문에 등산화를 ‘고어텍스’ 소재인지 여부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의 피부처럼 방수를 해주면서 발의 습기를 내보내는 기능성 첨단소재인 고어텍스는 등산화를 비롯해 등산용품 전반에 폭넓게 쓰인다. K2, 트렉스타 등 국산 고어텍스 등산화가 10만∼15만원, 수입 브랜드는 이보다 비싸다.

▽등산 웨어와 배낭〓재킷은 ‘장만’의 표현이 어울리는 산행 장비. 땀이 나도 금방 마르는 서플렉스와 고어텍스 등으로 만들어 40만원 이상의 제품이 주류다. ‘마운틴 하드웨어’의 제품이 50만∼60만원. 30만∼40만원대는 ‘아이더’ 제품이 인기다. 초창기 전문등산가용을 많이 생산한 ‘노스 페이스’와 ‘에이글’은 아마추어 산악인용으로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40만원대 제품을 내놓았다.

배낭은 하루 산행용으로는 14∼30ℓ짜리가 적당하다. ‘서미트’ 제품이 5만∼7만원. 종주용 배낭에는 독일산 ‘도이토’가 많이 나간다. 60∼80ℓ가 18만∼24만원. 이보다 고급 브랜드는‘그레고리’로 30만원 이상이다.

▽이 정도만 알아도 산 사나이〓휘발유 버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콜맨’이다. ‘프리무스’, ‘스노피크’, ‘캠핑가즈’ 등도 버너의 명품으로 통한다. 다만 이들 수입 브랜드는 10만원 이상으로 비싼 게 흠. 가스 버너에서는 ‘코베아’ 등 1만∼3만원의 국산도 꽤 이름이 높다.

스틱은 체중과 짐의 무게를 분산시켜 장거리 산행이나 노인에게 좋다. 한 조사에서 걸음마다 신체가 받는 충격의 4.4%를 스틱이 흡수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스틱은 양손에 하나씩 두 개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 수입품이 국산보다 내구성 등이 조금 앞서나 값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국내에는 독일 ‘레키’ 제품이 입소문에 힘입어 잘 나간다고 한다.

요즘 휴대용 랜턴시장에는 ‘LED’제품이 상한가. LED는 일종의 반도체로 발광 다이오드를 뜻한다. 전력 소모량이 아주 적어 일반 전지 몇 개로 100시간 이상 연속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많다. 먼 곳을 비추기에는 빛이 약한 게 흠이지만 가까운 곳이나 텐트생활에는 아주 훌륭하다. ‘페츨’, ‘라이트툴’, ‘블랙 다이아몬드’, ‘팩라이트’ 등의 제품이 유명하며 6만∼9만원 제품이 주류.

▽전문상가와 메이커〓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부근 남대문시장과 지하철 1호선 종로 5가 전철역 부근 동대문 전문상가가 대표적이다. 부산 자갈치시장, 대구 교동시장 등에도 전문상가들이 몰려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들에도 최근 수입 고급 브랜드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주요 메이커는 온갖 등산장비를 모두 취급하는 토털 브랜드들이다. ‘노스 페이스’, ‘코오롱’, ‘콜롬비아’, ‘에델바이스’, ‘에코로바’, ‘시에라’, ‘에이글’, ‘블랙야크’, ‘밀레’ 등이 대표적이다. 등산화를 주로 생산해온 ‘K2’도 몇 년 전부터 등산의류를 내놓고 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