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美전문가들이 본 ‘21세기 한국기업 경쟁력’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07분


“올바른 기업지배구조가 확립된다면 한국 기업은 중국의 추월을 따돌릴 수 있다.”

21세기 한국기업의 경쟁력에 대해 미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 결과다. 윈스턴 목 싱가포르 이머징마켓 파트너십 대표는 17일 ‘세계지식포럼 2002’(매일경제신문 주최)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중국의 성장 속도가 엄청나지만 한국이 장기적 투자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기업지배구조를 정립한다면 충분히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목 대표는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는 한국 경제개발의 중요한 요건이지만 아직까지 재벌회사의 가족중심 경영체제, 정부의 영향력, 회계조작 등 해결돼야 할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지배구조가 충실할 경우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프리미엄은 20%에 달할 것”이라며 “기업지배구조의 긍정적 이미지를 높일 경우 주식 가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잘못된 기업지배구조의 대표적 사례로 제시된 것은 미국의 엔론 사태. 시카고 트리뷴지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그레이싱은 “미국은 이 사건 이후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나 재무제표의 수치조차 믿을 수 없게 된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는 관료주의에 빠진 CEO와 자기이익 챙기기에 바쁜 경영진을 감독, 통제할 기업지배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엔론사의 경우 합리적 결정을 위한 제도적 절차가 있었는데도 임원들이 이를 태만히 했다”며 기업의 성실성을 강조했다. 또 “스톡옵션이 비용처리되지 않아 회계상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큰 점, 다른 회사의 이사직을 동시에 맡고 있는 이사회 임원들의 엉킨 이해관계 등도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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