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가-환율-유가 동향에 촉각

  • 입력 2002년 10월 17일 20시 19분


경제계는 17일 ‘북한 핵개발 파동’이 가뜩이나 불안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세우면서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소기협중앙회 경총 등 경제 5단체와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이날 북한 핵개발 시인의 정황을 파악하고 세계 경제와 한국 주가 등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특히 경제계는 세계 경제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한 가운데 ‘북한 핵파동’이라는 또다른 ‘악재’로 경영환경이 더욱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들은 경제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북-미 상황 변화가 주식 환율 유가 등의 주요 경제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고 대응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 등 북한의 잇따른 개방 개혁조치로 남북경협 활성화를 기대하던 기업들도 이번 파문으로 인해 경협 속도가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증권 황창중(黃昌中) 투자전략팀장은 “북-미 상황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당장 한국 경제나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최근 서방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온 만큼 이번 핵개발 시인이 대미 협상을 위한 전략적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

또한 아직은 이번 일로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country risk)가 갑자기 높아지거나 대북 경협에 급제동이 걸리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팀장은 그러나 이번 일로 북-미 긴장이 심해진다면 한국의 투자여건이 나빠지고 대북 경협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 김춘식(金春植) 남북교역팀장은 “대북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이번 핵파문 같은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 왔다”면서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당장 중단하지는 않더라도 당분간 북-미, 북-일 관계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재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날 북한 사업에 관심 있는 100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1, 2년 내에 (북한에) 진출하겠다’는 업체는 11%에 불과했다. 67%의 업체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했으며 ‘당분간 북한 진출에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도 11%였다.

기업들이 북한 진출을 꺼리는 이유로는 북한 사회를 믿기 어렵다(79%)가 주로 꼽혔고 인프라 부족(13%)과 수익전망 불투명(8%)도 지적됐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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