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속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꽃을 든 남자’라는 브랜드를 성공시켜 일약 화장품업계의 신성으로 등장한 소망화장품. CF모델로 나온 축구선수 안정환을 통해 회사의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돼 있다.
그러나 개안(開眼)수술을 통해 눈을 뜬 사람들과 북한 어린이들에게 이 회사 강석창(姜錫昌·41·사진) 사장이야말로 꽃을 든 남자다.
소망화장품은 독특한 기부방식으로 유명하다. 매년 매출액의 2%를 복지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작년 한 해 기부액은 12억원. 6억원은 국제기아대책기구와 실로암안과에 절반씩 나눠서 지원하고 나머지 6억원은 국제기구인 ‘월드비전’을 통해 북한 어린이 돕기 사업에 썼다.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은 많지만 매출액을 기준으로 기부를 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경기나 회사 상황에 따라 매출이 늘더라도 적자를 볼 수가 있기 때문.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46억원), 순이익(29억원)을 감안하면 회사 규모에 비해 기부금액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기업은 이익창출과 고용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서 불우한 이웃을 도와야 합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기부원칙을 정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부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입니다. 또 이런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이익을 내는 초우량 회사가 되어야 합니다.”
소망화장품은 올 예상 매출액(800억원)의 2%인 16억원을 기부할 예정.
1992년 창업 후 회사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강 사장은 검소하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 32평 아파트에 살고 10년 이상 타던 프라이드 승용차도 작년에야 1500cc급 현대 라비타로 바꿨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