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그룹은 계열사마다 사업부별 실적을 점검하는 등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에 대한 인사 평가를 시작했거나 11월부터 본격적인 평가에 나설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특히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릴 전망인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은 ‘논공행상’에 따른 대규모 승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그룹은 이와 함께 그룹 총수 자제들의 후계 구도 및 기업 인수합병으로 인한 연쇄 인사가 점쳐지고 있다.
삼성은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장남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상무보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상무보가 최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 연수 등을 통해 사실상 ‘경영 수습과정’을 마친 상태이므로 부사장급 이상으로 승진하리라 관측하고 있다.
이 상무보가 승진한다면 이에 따른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삼성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 상무보의 거취를 포함해 임원 인사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2월경 정기 임원인사를 할 예정이다. 올해 사상 최대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작년 수준인 70명 이상의 대폭 승진이 예상된다. 또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온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아들 정의선(鄭義宣) 전무가 이번에도 승진할 것인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정 전무는 1999년말 이사로 승진한 뒤 2001년 상무, 2002년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치열한 국내 영업시장에서 정 전무가 아직 배울 것이 많고 삼성 등 다른 그룹 2, 3세들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승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는 대한생명에 대한 실사가 끝나는 다음달 말경 대표 이사를 포함한 임원 10여명을 대생에 파견한다. 이에 따라 60∼70명의 임원 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남반도체를 인수한 동부그룹 역시 다음달 15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아남반도체 경영진을 확정하고 내년 초 그룹 인사를 할 예정이다.
LG는 다음달에 임원 승진 대상자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에 들어간다. LG그룹의 정상국(鄭相國) 상무는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으나 내년 경기가 매우 불투명해서 인사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SK는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들을 대거 교체한 데다 수시로 구조조정을 해와 임원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