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신한銀, 조흥銀 인수 추진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7시 25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한미은행과 합병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자 포기하고 조흥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나응찬 회장은 최근 “가장 매력적인 합병 대상은 조흥은행”이라고 말해 인수 가능성을 강력히 내비친 바 있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총자산 129조6000억원으로 국민은행(203조원)에 이어 2위로 뛰어오른다.

▽왜 조흥을 택했을까〓신한지주는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칼라일에 합병 의사를 타진했으나 칼라일이 너무 높은 가격을 요구해 협상 자체가 진행되지 않았다.

또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며 자산 규모를 키우자 시간을 더 끌면 선도 은행의 자리를 내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저(低)원가성 예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

은행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지표는 조달금리에서 대출금리를 뺀 순이자마진(NIM). 조흥은행은 3.5%대로 전체 은행에서 가장 높고 신한은행은 2% 초반에 불과하다.

따라서 신한이 조흥을 인수해 영업을 강화하면 전체적인 조달금리가 낮아져 이익 규모가 커진다. 아울러 총자산을 2배로 늘려 소매금융 부문에서 국민은행과 경쟁이 가능해진다는 점도 작용했다.

▽대주주인 정부의 고민〓정부는 현재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조흥은행 지분 15∼20%를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블록세일(Block-Sale)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한 투자자에게 4% 이상을 팔되 경영권을 원하면 더 많이 팔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전체 은행산업의 미래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금융 부문의 선도 은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모두 소매금융에 치중하면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금융 은행이 없어지기 때문.

재정경제부가 조흥-신한은행 합병설을 부인하고 나선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하지만 조흥은행 주가가 4000원대로 떨어져 외국인투자자들이 망설이는 상황에서 공적자금은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금융 전문은행 육성을 포기하고 신한은행에 팔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한-조흥은행 경영현황 비교
신한 조흥
64조9000억원총자산64조7000억원
4343명직원수6557명
333개점포수452개
5783억원충당금적립전 이익7156억원
3060억원순이익539억원
자료: 각 은행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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