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계에 따르면 BC카드의 12개 회원 은행은 일괄적으로 카드이용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BC카드는 최근 여러 개 은행에서 BC카드를 발급받은 회원들 가운데 연체를 하고 있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회원 은행들에게 이용한도 축소의 필요성을 촉구했으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회원 은행들이 다음달중 이용한도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회원 은행들이 별도로 관리하고 있는 이용한도를 통합해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4개 은행에서 각각 BC카드를 발급받아 각 은행에서 500만원씩 총 2000만원의 이용한도를 가진 고객이 앞으로는 신용도에 따라 총 1000만원까지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는 것.
BC카드 회원사 가운데 회원 수가 가장 많은 농협과 조흥은행은 이와 별도로 다중채무자들을 위주로 현금 서비스 등 이용 한도를 일괄적으로 낮췄다.
조흥은행은 26일부터 4개 이상의 카드를 가진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개수와 연체 정도에 따라 이용한도를 20∼50%씩 줄였다.
농협도 최근 카드이용 실적과 신용도를 기준으로 580만명의 회원 가운데 40여만명의 이용한도를 평균 20%씩 축소했다.
한미은행은 30일 이상 연체한 회원에 대해 카드사용 한도액을 30%씩 일괄 축소했다.
LG 삼성 국민카드 등 전업 카드사들은 다중채무자와 함께 신규 가입 회원들을 위주로 이용한도를 낮추고 있다.
LG카드는 신규 회원에게 처음 이용한도를 줄 때 기존보다 20% 정도 낮춰 카드를 발급하는 한편 이용실적에 따라 한도를 높이는 것도 가급적 늦추고 있다. 국민카드도 신규 회원들에게 300만원까지 허용하던 이용 한도를 200만원으로 낮췄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이용한도를 낮추는 회원들이 주로 여러 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는 다중채무자들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신용불량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기존 회원들의 이용 한도를 한꺼번에 낮추면 신용대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불량 고객을 골라내 선별적으로 한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