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오피스텔 분양률 94%기록 '바비엥서울'박경자사장

  • 입력 2002년 10월 29일 17시 08분


“응! 그렇지! 뭐라고? 괜찮아! 추진해!”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경찰서 맞은편 오피스텔 ‘바비엥서울2’의 모델하우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모델하우스에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건설업체 ‘바비엥서울’의 박경자 사장(50·여). 다음달 1일 시작하는 분양을 앞두고 추임새로 소리꾼의 흥을 돋우듯 직원을 독려하고 있었다.

“설계도면이 무엇인지도 몰랐죠. 집에서 살림만 하던 아줌마가 어떻게 알겠어요.”

박 사장은 옛 체신부 을지전화국에서 창구 업무를 보는 공무원이었다. 80년 사직한 뒤 93년까지도 평범한 아내와 엄마였다. 돈을 벌 궁리로 시작한 다단계 판매. 순식간에 2억원을 잃었다. 그리고 이혼…. 그녀는 법원에서 판결문을 듣고 엉엉 울었다.

“절박했어요.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맘을 먹었죠.”

살 궁리가 급했던 시절.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하기로 했다. 시험 준비도 잠시, 분양시장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동대문 상가 분양시장에 뛰어든 게 96년 11월. 그녀는 “부지런하기로 유명한 동대문 상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98년은 잊혀지지 않는 해다. ‘금산하우징’이라는 번듯한 분양대행업체를 세웠다. 분양은 성공의 연속이었다. “국일관 드림팰리스를 분양하면서 한계를 분명히 깨달았어요.”

분양 당시의 청사진과 지금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 것을 보고 박 사장은 건물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바비엥서울을 설립하게 된 계기였다. 토지매입부터 설계와 기획, 분양 건물관리까지 하는 시행사였다. 첫 작품인 오피스텔 ‘SK바비엥서울1’의 분양률은 94%. 당시 다른 업체의 분양률은 70∼80% 수준이었다.

이번에 분양하는 ‘바비엥서울2’는 청소와 세탁, 장보기 등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드 레지던스’ 오피스텔이다. 광화문 네거리 일대에 근무하는 외국인을 겨냥했다. 16∼45평형 286실, 평당 분양가는 760만∼860만원.

“짓는 데 3년이 걸리지만 관리는 100년이 필요합니다. 엄마가 아기를 다루듯 정성을 다 해야죠.” 박 사장은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맞벌이 부부용 오피스텔을 다음 작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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