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못한다…부동산시장 큰 파장

  • 입력 2002년 10월 29일 18시 58분


서울 강남지역에 재건축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아파트값 폭등을 주도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가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개포 시영아파트(1970가구)에 이어 은마아파트마저 재건축이 어려워짐에 따라 강남의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는 28일 재건축안전진단심의위원회를 열어 은마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심의를 벌인 결과 재건축을 위한 정밀 안전진단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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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심의위원은 “주민들이 계속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점은 일부 인정되지만 단지 전체를 전반적으로 검토한 결과 재건축 대상인 ‘노후 불량주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심의 탈락은 현재 재건축 안전진단 심의를 신청해 놓은 인근 일원동 대우아파트와 개포 주공아파트 2, 4단지 등은 물론 강동구 고덕 및 둔촌 주공아파트, 서초구 잠원동 한신아파트 등에도 상당히 불리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세중코리아’의 한광호(韓光鎬) 실장은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불가 판정은 예견됐던 것이긴 하지만 가뜩이나 움츠러든 재건축시장에 더욱 찬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재건축 불가 판정에 대해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강남 역차별”이라고 반발하며 거세게 항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은마아파트 박대식(朴大植) 재건축조합장은 “최근 당국의 재건축 억제 분위기에 비춰볼 때 재건축 신청 시기가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79년 8월∼1980년 5월에 완공된 은마아파트는 31, 34평형 크기의 28개동(14층)으로 한보주택이 시공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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