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9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대표적인 내수경기 지표인 생산 소비 설비투자 등 내수 관련 주요 지표 증가율이 모두 4% 이하에 머물렀다.
▽소비위축 본격화 조짐〓9월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7%였던 2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9월 생산은 -2.4%로 더욱 떨어진다.
기타 운송장비가 25.5% 줄고 자동차도 5.4% 감소했다. 다만 반도체는 18.1%, 사무회계용기계는 15.8% 늘었다.
출하는 10월(-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2.0% 증가에 머물렀다. 내수출하가 2.9% 감소했으나 수출출하는 8.2% 늘었다.
대표적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는 자동차판매 둔화 등의 영향으로 2.9%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2월(1.6%)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로 소비위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내수용소비재 출하도 0.3% 증가에 그쳤다.
설비투자는 통신기기 등에 대한 투자로 2.8% 늘었다. 건설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공공발주 공사실적이 부진을 보이고 민간발주 공사실적도 감소해 10.2%나 줄었다.
9월 재고율은 69.7%로 전달보다 0.6%포인트 증가한 반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6%로 2.4%포인트 감소했다.
통계청 김민경(金民卿) 경제통계국장은 “9월 산업활동은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생산과 소비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며 “그러나 앞으로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전망도 안심 못해〓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수출전망도 안심하기 힘들다.
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가 29일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5개국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1∼6월) 수출품 가격경쟁력을 결정하는 7대 요인을 분석한 결과 노동생산성을 제외한 6개 분야에서 한국은 경쟁력이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반면 일본 대만 싱가포르의 통화가치는 지난해 2∼8% 정도 떨어졌다. 국제시장에서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뜻이다.
제조업 임금상승률도 상반기 중 한국이 9.0%로 일본 대만 싱가포르보다 높아 제조원가 상승압력이 강했다. 대출금리 역시 연 6.8%로 대만 싱가포르 중국보다 높았다.
다만 올 상반기 한국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4%로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유리한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