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우리은행장 "정부자금 투입만이 하이닉스 생존해법"

  • 입력 2002년 10월 29일 19시 04분


이덕훈(李德勳·사진) 우리은행장은 29일 “하이닉스는 국회동의를 얻어 정부자금을 투입하는 것외에 생존방안이 없다”며 “채권단이 하이닉스를 정상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주 도이체방크의 하이닉스 구조조정안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 여부 결정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행장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이닉스 대출금에 대해 80%의 대손충당금을 이미 쌓아 놓았으며 외환과 조흥은행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하이닉스 대출금이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경영자와 종업원, 하청업자, 고객의 네트워킹인데 하이닉스의 네트워킹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4월 중 마이크론 인수가 하이닉스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였지만 하이닉스는 관련기업을 포함해 모두 15만명을 고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를 정상화해야 하지만 채권단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므로 정부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현대유화 매각과 관련, 이 행장은 “예정대로 잘 되고 있어 연말까지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이닉스 매각협상이 실패한 것은 보안유지가 안됐기 때문인 만큼 현대유화 매각 건은 철저히 보안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의 정부지분 매각에 대해 “내년부터 주가 끌어올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인 만큼 정부지분 매각도 그때 가서 생각해볼 문제”라며 “올해 1조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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