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거품 걷힌다…은마아파트 재건축 불가 파장

  • 입력 2002년 10월 29일 23시 17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8일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은 정부의 안전진단 심사 강화 방침이 ‘엄포용’이 아니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조치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잇따른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여파로 이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재건축 시장에 또 한차례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은마가 탈락한 이유는〓재건축을 결정짓는 안전진단은 아파트의 구조 안전과 수선 유지에 드는 비용, 도시미관과 주거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다.

은마아파트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수선 유지에 드는 비용이 건물가격에 비해 과다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심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재신청이 들어오더라도 갑자기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은마아파트가 앞으로 1∼2년 이내에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재건축시장에 또다시 한파〓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직접 타깃이 돼온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운데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아파트들은 이번 조치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시공사만 정해지더라도 가격이 올랐다. 은마아파트도 시공사가 결정된 올 7월을 전후해 석달동안 가구당 1억원가량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사업이 최소 1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생긴 거품은 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안전진단 통과가 늦어지면 재건축 사업 전체가 늦춰지고 조합원들이 물어야 할 부담금도 늘어난다. 그만큼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아파트의 수익성은 떨어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개포동의 한 아파트도 심의 결과 발표 직후 매매가가 2000만∼3000만원이 급락했다.

한편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해당 아파트의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다툼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내년 상반기에 시행될 주택법에서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 해당 재건축 추진위가 선정한 시공사는 무효이기 때문이다.

▽반사이익을 받는 곳도 있다〓이번 조치에 상관없이 기본계획이 확정돼 재건축이 추진될 저밀도 아파트와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는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재건축 아파트가 줄어든 만큼 희소가치가 높아지기 때문.

강남의 기존아파트나 분양권의 가치도 높아진다. 이번 조치로 새 아파트의 주 공급원인 재건축 추진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개포지구 아파트 재건축현황

아파트

가구수

준공

진행상황

시영

1,970

84년

재건축 불가 판정

은마

4,424

79년

주공 1

5,040

82년

정밀 안전진단 중

주공 2

1,400

82년

안전진단 신청

주공 3

1,160

82년

안전진단 신청 철회

주공 4

2,919

82년

안전진단 신청

일원 대우

110

8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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