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6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로 부과하기로 하자 고급 주택 시장이 잔뜩 얼어붙었다. 자금출처까지 파고든다는 국세청 방침도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
하지만 고급주택의 수익률을 감안하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www.drapt.com)에 따르면 연초 8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이었던 아파트 매매가는 10월 18일 현재 평균 1억5967만원 뛰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6억원 이상 8억원 미만 아파트는 평균 1억2800만원, 4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은 1억1600만원 올랐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매매가 상승폭이 컸다.
6억원 이상 아파트 가운데 값이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해청 28평형으로 3억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도 올 들어서만 3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힘입어 양도소득세 중과(重課)대상인 6억원이 넘는 수도권 아파트 수도 연초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 수도권에 있는 6억원 이상 아파트는 6만7378가구(422개 평형)에 이른다. 올 초 6억원 이상 아파트는 2만1216가구(242개 평형)였다.
닥터아파트 김광석 과장은 “올 들어 아파트값이 급등해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 등지의 아파트가 6억원 이상 대열에 새로 편입했다”고 말했다.
양도세는 6억원을 넘는 부분에 대해서만 매긴다. 양도세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한해동안 발생한 집값 차익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한 셈이다.
그렇다면 고급주택은 여전히 투자 유망종목일까. 전문가들은 향후 집값이 변수라고 조언한다. 고급주택이 올해처럼 높은 상승률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경기가 꺾이면 수요가 취약한 고급주택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며 “하지만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만큼 조급하게 단기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아파트(단위:만원) | ||||
위치 | 아파트 | 평형 | 시세 | 차액 |
강남구 삼성동 | 해청 | 28 | 75,000∼77,000 | 35,500 |
송파구 오륜동 | 올림픽선수촌 | 57 | 115,000∼135,000 | 33,000 |
서초구 반포동 | 주공1단지 | 62 | 120,000∼135,000 | 33,000 |
강남구 삼성동 | 해청 | 32 | 78,000∼79,000 | 32,500 |
송파구 오륜동 | 올림픽선수촌 | 53 | 90,000∼100,000 | 32,500 |
강남구 삼성동 | 진흥 | 68 | 105,000∼125,000 | 32,500 |
강남구 압구정동 | 신현대 | 60 | 110,000∼120,000 | 32,500 |
(조사기간은 올해 1월1일~10월18일, 자료:닥터아파트)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