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나라를 세운 이세민(태종)은 “창업보다 수성(守成)이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주가가 한동안 무섭게 올라 잠시 황제주에 등극했던 태광산업 데이콤 다음 새롬기술 등은 당 태종의 말이 사실임을 보여 준다. 올해 새롭게 황제 자리에 올랐던 롯데칠성과 롯데제과도 8월 중순부터 급락해 똑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락하는 ‘롯데 3인방’〓좌장격인 롯데칠성은 5일 3.17% 떨어진 52만원에 마감했다. 10월 23일(65만원) 이후 10일 동안 20% 떨어졌다. 사상 최고치였던 86만8000원보다는 40.1%나 낮다. 롯데제과도 이날 47만6000원에 마감해 최근 10일 동안 11.9%, 최고치(72만원)보다는 33.8%나 하락했다. 4월 22일 20만2500원까지 올랐던 롯데삼강도 8만8800원으로 56.1%나 폭락했다.
▽‘3각 파도’에 난파 위기〓롯데 3인방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원인은 세 가지. 우선 외국인 매도다. 롯데칠성의 외국인 지분은 10월 23일 36.59%에서 11월 4일 35.54%로 낮아졌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도 각각 19.53%에서 17.24%, 44.15%에서 44.08%로 떨어졌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투자자문본부장은 “매수세가 약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아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주가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경영 불투명성. 외국인이 롯데 3인방 주식을 매도하는 이유는 △롯데칠성과 롯데제과가 러시아에 설립하는 백화점 호텔에 각각 108억원씩 지원했고(8월 9일) △두 회사가 신격호 회장의 부동산 28억원어치를 사줬으며(9월 12일과 10월 22일) △롯데삼강이 롯데쇼핑의 식품사업부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가(9월 16일) 매수청구권이 659억원이나 들어와 인수대금(45억원)을 웃돌자 주주총회에서 부결시킨(10월 26일) 것 등이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가치투자를 하는 외국 펀드와 일부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경영 불투명성을 이유로 롯데 3인방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고 밝혔다.
셋째, 내수 부진. 대우증권 백운목 애널리스트는 “음식료 업종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다”며 “3·4분기부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전망으로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