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공모가, 공모가, 등록 후 주가, 장외 거래가 등이 크게 달라 개미들은 혼란스럽다.
▽기관, 공모가 낮추기〓주간사 증권사는 공모가를 결정할 때 시장 상황을 고려한 수요예측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이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기관에 예상 범위를 제시하고 희망 공모가격을 받는다. 끝으로 기관이 제시한 가격과 신청 물량을 종합해 공모가를 결정한다.
최근 등록한 파라다이스 공모 때 주간사 증권사가 제시한 범위는 4700∼5300원. 공모에 참여할 기관들은 3000∼5300원의 희망 공모가격을 표시했고 주당 공모가는 4100원으로 결정됐다. 장외시장에서 주당 8500원에 거래됐음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매우 낮은 가격이었다.
이에 대해 등록업체들은 “공모가를 낮춰 차익을 챙기자는 기관의 횡포”라고 공격한다. 파라다이스는 등록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보여 7일 5760원에 마감했다.
10월 공모주 청약을 마친 NHN의 공모가격은 2만2000원. 코스닥 거래 첫날 시초가는 4만4000원이었고 이후 주가는 4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불신 탓〓우리증권에 따르면 올 10월 이전 코스닥에 등록한 130개 기업 가운데 등록 후 6개월이 지날 때까지 공모가를 웃도는 업체는 15% 남짓에 불과하다. A투신운용 관계자는 “올 들어 공모에 참여해 한 번도 이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나 업체의 실적 예상이 맞은 적이 있느냐”며 “기업을 믿을 수 없으므로 희망공모가격을 최대한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F로직 소프트윈 등의 매출 부풀리기 사건과 잇단 부도도 기관이 공모가를 낮추게 만드는 요인이다.
▽추격 매수 자제해야〓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공모가와 장외시장 가격, 시초가 등의 차이가 크면 주가가 안정을 찾기 어렵고 투기적 거래가 많아지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공모가격이 예상보다 낮으면 투자자가 쉽게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위험도 크다. 투기적 거래가 많은 데다 기관의 이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
신 이사는 “등록 후 바로 주식을 사지 못했다면 추격 매수는 포기해야 한다”며 “차익을 얻었다면 바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