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동아시아 태평양지역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한국경제는 가계소비 투자 수출 등 주요 3개 분야의 수요 증가 덕분에 강력한 회복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들어 수출증가세가 주춤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돼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 관계자들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아시아 역내 교역규모 확대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가장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환경과 관련해 세계은행은 “중국의 WTO 가입은 대중국 수출이 늘어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중국시장을 놓고 한국과 동남아국가의 경쟁이 격화되는 부정적 측면도 내포한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이어 “잠재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한국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상품의 질을 높이고 기술개발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따라서 강력한 기업 부문의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시장 확대라는 측면을 제외하면 한국의 대외환경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구미 선진국의 성장세가 최근 6개월간 하강하고 있고 경기침체의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어 한국경제의 수출증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외부의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내성을 길러왔다”고 평가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