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002]신세계 이마트 대구물류센터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8시 05분


할인점의 가격 할인 경쟁은 첨단 물류시설에서 시작된다. 9일 대구 성서공단 내 신세계 이마트 대구물류센터에서 납품업체들의 상품이 컨베이어벨트에서 자동 분류돼 13개 영호남 지역 이마트 매장 출구로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 신세계
할인점의 가격 할인 경쟁은 첨단 물류시설에서 시작된다. 9일 대구 성서공단 내 신세계 이마트 대구물류센터에서 납품업체들의 상품이 컨베이어벨트에서 자동 분류돼 13개 영호남 지역 이마트 매장 출구로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 신세계
9일 오전 대구 성서공단 내 신세계 이마트 대구 물류센터. 건물 주위에는 ‘대한민국 1등 할인점’이라는 문구가 쓰인 노란색 이마트 트럭이 꽁무니를 대고 물건을 실어 나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공산품을 처리하는 3260여평 규모의 ‘드라이센터’는 창고라기보다 거대한 컴퓨터에 가까웠다. 납품업체 트럭이 드라이센터의 15개 입구에 내려놓은 공산품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반대편에 있는 13개 매장별 출구로 자동으로 실려 나갔다. 납품업체에서 ‘입력’한 물건이 드라이센터 내부를 지나면서 어떤 매장으로 가야할지 자동 처리돼 매장별로 ‘출력’되는 셈.

검품(檢品) 직원이 일일이 상자를 뜯어 물건을 확인하거나 바코드를 붙여 지게차로 나르는 일반 창고 풍경은 이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세계 이마트는 첨단 물류시스템으로 국내 할인점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물류비를 크게 줄이면서도 하루에 두 번 매장에 물건을 공급하는 ‘1일 2회’ 배송시스템을 갖췄기 때문.

이 회사는 2000년 4월 매장에서 물건을 납품업체로 직접 주문하는 현장발주시스템(GOT)과 물류센터의 자동분류(SORT) 시스템 등 첨단 물류시스템을 도입했다. 대구 물류센터의 자동 분류시스템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온 상품 상자의 표준물류 바코드(EAN 14코드)를 읽어 0.0125초 만에 행선지를 결정해 매장별 출구로 내보낸다. 시간당 처리속도는 5000∼6000상자.

이 물류시스템이 도입되면서 14단계에 이르던 물류 작업은 7단계로 줄었다. 120명에 이르던 검품 인력도 절반 정도인 60명 수준으로 낮춰 매년 20억원 정도의 인건비가 줄었다. 이는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상품 가격당 물류 비용이 8%에서 3%로 내려갔다. 1000원짜리 상품 1개를 팔면서 50원의 물류비가 줄어드는 셈.

상품 처리 속도도 2배 정도 빨라졌다. 이마트 물류센터의 상품 회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34.7회. 한 상품이 1년 동안 34.7번 물류센터에 들어왔다가 매장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크게 줄었다. 신세계 이마트 물류센터 이배우 부장은 “상품 정보를 500자까지 입력하는 2차원 바코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2003년 2월 경기 시화, 2005년에는 호남지역에 첨단 물류센터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 물류센터의 또 다른 강점은 신선식품 유통센터. 한우 갈비 등 정육 50여종과 생선 50여종 등 신선식품을 직접 가공해 매일 매장에 공급한다.

신선식품을 가공처리하는 4000여평의 ‘웨트 센터’ 내부에서는 내복을 입지 않으면 한기(寒氣)가 느껴진다. 내부 온도가 미생물 증식이 억제되는 10도 이하로 유지되기 때문.

위생관리도 엄격하다. 모든 출입자는 위생복과 장화 등을 쓰고 몇 번 소독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손을 소독하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다.

신세계 박찬영 부장은 “가장 신선하고 위생적인 신선식품을 매장에 공급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은 외국계 할인점이 따라올 수 없는 이마트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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