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빠진 우선株 “지금이 투자적기”

  • 입력 2002년 11월 12일 18시 08분


8월 초 몇몇 우선주가 ‘우선주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러나 9월 들어 이 돌풍은 시장 침체와 함께 가라앉았다. 증시에서는 “그러면 그렇지, 우선주가 오르면 얼마나 오르겠어”라는 말이 나왔다.

현명한 투자자는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 그 속에서 보석을 찾는다. 열풍이 가라앉은 요즘이 오히려 실적 좋고 배당 많은 우선주에 장기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것.

▽배당이 생각보다 많다〓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을 1%포인트 더 받는다. “1%? 그거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말이 1%이지 실제로는 배당률이 5% 이상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

배당을 1% 더 준다는 것은 액면가 기준의 배당률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0원, 배당률 20%인 A라는 기업이 있다면 이 회사는 연말에 보통주에 주당 1000원(20%), 우선주에 주당 1050원(21%)을 배당한다.

그런데 보통주와 우선주는 현재 주가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절반 수준이다. A사 주가가 2만원이라면 우선주는 약 1만원 정도다.

이 주가를 기준으로 배당률을 계산하면 수치가 크게 달라진다. A사 보통주는 주당 2만원을 투자해 1000원의 배당금을 받는다(시가배당률 5%). 그러나 우선주는 1만원 투자해 1050원(시가배당률 10.5%)을 건진다. 실질 배당률 차이가 5%포인트를 넘는다.

▽기업이 사 준다〓기업이 돈은 필요한데 경영권을 방어하고 싶을 때 발행하는 주식이 우선주다. 과거 경영이 어려웠던 회사를 살펴보면 어김없이 우선주를 한두 개씩 달고 있다.

그러나 초저금리 시대인 요즘에는 기업으로서는 매년 보통주보다 1%포인트씩 배당을 더 줘야 하는 우선주는 골칫거리다. 우선주 배당금이 은행 이자보다 더 비싼 경우도 많다. 배당을 주느니 차라리 은행에서 돈을 빌려 그 돈으로 우선주를 소각해버리고 이자를 무는 게 더 나은 회사가 적지 않다. 신영증권처럼 최근 우선주를 적극 매입하는 회사가 느는 것도 이런 이유. 따라서 실적 좋은 기업이 발행한 우선주는 기업이 ‘잠재수요자’인 셈. 자사주 매입의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으니 주가가 잘 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좋은 우선주들〓우선주의 포인트는 역시 배당이다. 배당 매력이 사라지면 우선주 주가는 한 순간에 급락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실적이 좋은 기업, 특히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 수 있고 오랫동안 배당이 가능한 내수 우량주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에셋플러스투자자문 강방천 전무는 “내수 우량주 가운데 보통주와의 가격 차이가 큰 우선주에 투자하면 높은 배당과 주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좋은 우선주 (단위:원,%)
종목보통주우선주우선주 시가대비배당률특징
LG생활건강36,40018,6005.64지속적인 현금 창출 가능. 우선주와 보통주의 큰 괴리율
신영증권14,40012,20010.66시가 대비 10%가 넘는 배당률. 안정적인 주가 흐름
CJ44,00019,5004.10우선주와 보통주의 큰 괴리율
넥센타이어8,4506,2007.26매년 1%씩 배당률이 증가 추세
자료:대학투자저널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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