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브리지 회장 100억대 장학재단 설립

  • 입력 2002년 11월 12일 23시 37분


신사복 전문업체 캠브리지의 김삼석(金三錫·75) 회장이 사재를 털어 100억원대 장학재단을 세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캠브리지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캠브리지 사옥 건물의 임대료와 현금 자산 등을 바탕으로 ‘캠브리지 문화재단’을 올해 9월 설립했다.

재단은 사옥의 전체 20층 중 7개 층에서 나오는 앞으로의 임대수익과 현금 12억원을 기금으로 적립, 국내 대학생 및 대학원생과 해외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양하는 등 세상에 자신을 내보이기를 꺼리는 성향 때문에 이 같은 그의 행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김 회장의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관심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직후 김 회장은 젊은 시절 한때 고향인 경남 밀양의 세종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 수학 과목을 가르쳤다. 이때 가난하지만 향학열에 불타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고 결심했던 것.

이후 66년 캠브리지의 모회사인 삼풍섬유공업을 설립한 김 회장은 78년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한 공장 근로자들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안양공장에 부설 중학교와 상업고등학교를 설립, 98년까지 운영해왔다.

또 84년에는 캠브리지의 미국 거래처인 마카래프트 클로드즈사와 함께 ‘정송(靜松) 장학회’를 설립해 산업체 학교 학생들의 장학기금으로 운영해 왔다.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장학사업 등 사회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김 회장은 이날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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