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조 한국유통학회 회장 “중소도매상 설 땅 점차 잃어”

  • 입력 2002년 11월 14일 17시 08분


“21세기 유망 산업인 유통이 튼튼해야 한국 경제가 발전합니다.”

한국유통학회 오세조(吳世祚·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사진) 회장은 경영학계가 별로 주목하지 않던 유통분야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져 왔다. 주말인 16일과 17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지역유통·물류 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여는 그를 만나 한국 유통산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오 회장은 대형 할인점 등 기업형 유통망의 확산과 이로 인한 재래시장의 급속한 위축은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할인점과 재래시장이 적대적으로 보이지만 공존의 영역이 있고 이를 개발하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재래시장을 무조건 살리자는 논리는 아니었다. 그는 “소비자가 외면하는 시장을 억지로 살릴 수는 없지만 한국 재래시장 가운데는 경쟁력이 높은 게 꽤 많다”고 말했다.

시장을 현대화, 전문화하려는 상인들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 이런 재래시장을 부흥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유통의 ‘허리’격인 중간 도매상이 점차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도매상은 골목 어귀 슈퍼마켓 등 유통의 끝자락에 물건을 공급하는 ‘실핏줄’인데 이들이 사라지면 대형 유통망에 상품을 납품할 수 없는 중소 제조업체도 위기에 직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책적으로 중소 도매상을 키우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아직은 늦지 않은 만큼 정부가 도매 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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