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프랑수아 로스 프랑스 통상부 장관은 뉴라운드에서 논의 중인 농업보조금 안건과 관련해 13일 이같이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 호주 같은 넓은 나라의 법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며 “면적이 좁은 나라에는 농업보조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가난한 나라의 농업발전과 생산품 수출을 방해하는 악성보조금은 피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 예로 미국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자국내 면 생산업자에게 주는 40억달러의 보조금 때문에 2000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이 면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크린 쿼터 제도 등과 관련, “무역협상에서 예술영역에 속하는 문화와 상업을 함께 논의하거나 서로를 바터(교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할리우드식의 획일적 문화에 반대하며 인디언과 같은 신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로스 장관은 이날 “한국에서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포도주와 치즈, 과일 등에 대한 원산지 표시를 활성화해 일종의 브랜드로 키울 생각”이라며 “‘샴페인’은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하는 고유 브랜드이므로 한국에서 일반 명사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6월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찾은 로스 장관은 이날 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 김동태 농림부 장관을 만나 ‘뉴라운드’로 불리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서의 양국간 협력 가능성 및 프랑스 기업의 무궁화위성 5호 발사계획 참여 등을 논의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