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부업자들의 연합체인 한국대부사업자연합회 유세형 회장(41·사진).
10월28일부터 대부업법이 시행돼 연이자율의 상한선이 66%를 넘을 수 없게 되면서 대부업자들은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유 회장은 그러나 “대부업자들이 힘을 합치면 이번 위기를 대부업자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면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를 만드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 회장의 주장은 우선 전국의 대부업자들이 일종의 체인점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
보통 사채업자들이 전주(錢主)들로부터 조달하는 금리는 연 36∼60%. 이자와 원금을 제대로 못 받는 부실채권은 연 18.5∼30%. 여기에 광고비나 사업비용을 감안하면 연 150%를 받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부업자들의 주장.
이에 따라 우선 대부업자들이 연합, 하나의 대부회사를 만들어 광고비와 사업비를 줄이고 선진리스크 관리기법을 받아들여 부실채권비율도 낮춰야 한다는 것이 유 회장의 생각이다.
또 기존의 우중충한 대부업자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전국 각지의 요지에 통일된 형태의 깨끗한 사무실을 새로 개설해야 한다는 것.
유 회장은 자신의 이런 주장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일부 뜻을 같이하는 대부업자들과 함께 최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지에 ‘론 스토어(LOAN STORE)’라는 상호로 대부 사무실을 9곳 개설했다.
이들 9곳 사무실은 각종 대출관련 서류가 통일돼 있으며 전산화를 통해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 사무실도 일본계 대부회사 못지않게 깨끗하게 꾸몄다.
토종 사채업자 출신이 아니고 무역 오퍼상과 인터넷 비즈니스를 해온 유 회장이 대부업 살리기에 나선 것은 업무방식만 선진화시키고 대부업자들이 힘만 합치면 대부업 자체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