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심해서 장기투자가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일부 종목들은 수년 동안 해마다 쉬지 않고 순이익이 증가하고 주가도 시장평균을 웃돌고 있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투자자문운용본부장은 “과거엔 한국기업의 실적이 경기에 따라 크게 출렁이고 이에 따라 주가도 춤을 춰 장기투자가 어려웠다”며 “최근에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늘려가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동원투신이 12월결산 상장사와 코스닥등록회사의 올해 순이익을 추정한 결과 6년 이상 해마다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기업은 12개사.
▽생필품형 기업이 대다수〓순이익이 해마다 증가한 기업의 특징은 △시장지배력이 높고 △생필품형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돼야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업체인 SK가스와 LG가스가 이 부문 1, 2위를 차지했다. 가격 통제가 적은데다 두 회사가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어 지배력이 높다. 초기투자비용이 커 신규 진입이 어렵다는 것도 강점.
라면 케첩 마요네즈 등을 생산하는 종합식품업체 오뚜기와 국내 1위 화장품업체 태평양도 각각 8년, 7년 연속 순이익이 늘었다. 유한킴벌리라는 든든한 자회사(지분 30%)를 갖고 있는 유한양행과 전문의약품을 다루는 안국약품의 순이익도 각각 9년과 6년 연속 늘었다.
대한가스 부산가스 경동가스 등 도시가스업종도 지난해까지는 8년 연속 순이익이 늘었지만 정부가 올해 마진율인 투자보수율을 떨어뜨리면서 대열에서 탈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투자를 했을 땐〓이익을 낸(또는 상장한) 다음해 연초와 이달 15일의 주가를 비교한 결과 12개 종목 가운데 10개 종목이 시장평균을 웃돌았다.
LG건설과 SK가스만이 이 기간 주가지수보다 각각 3.3%포인트, 6.1%포인트 덜 올랐다. 태평양의 수익률은 시장평균보다 264.9%, 유한양행은 80.7%, 에스원은 35.8%, LG가스는 26.3% 높았다.
올 연초부터 15일까지의 주가를 비교해도 9개(거래소 5개, 코스닥 4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주가가 크게 오르던 연초부터 연중 고점인 4월18일까지를 따져보면 시장평균을 웃돈 종목이 6개로 준다.
이 본부장은 “이런 종목들은 방어주의 성격이 강하다”며 “수익이 안정적이어서 하락장에서 잘 버티는 대신 상승장에서는 덜 오른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순이익 연속 증가 기업 (단위:억원, 배,%) | |||||
기업 | 증가연수 | 올 순이익 | PER | ROE | 주가변동률 |
SK가스 | 12년 | 320 | 4.68 | 11.5 | 44.6 |
LG가스 | 10년 | 487 | 2.72 | 17.1 | 41.9 |
유한양행 | 9년 | 463 | 7.22 | 11.5 | -18.5 |
에스원 | 8년 | 371 | 20.74 | 12.8 | 13.8 |
오뚜기 | 8년 | 150 | 6.08 | 8.8 | 82.8 |
CJ홈쇼핑 | 7년 | 448 | 10.06 | 31.6 | 41.5 |
태평양 | 7년 | 1400 | 6.80 | 21.5 | -17.9 |
동서 | 7년 | 427 | 5.08 | 16.7 | 42.7 |
LG건설 | 6년 | 1600 | 3.92 | 16.2 | -14.6 |
코오롱유화 | 6년 | 172 | 3.24 | 12.7 | 11.1 |
오공 | 6년 | 28 | 5.04 | 13.7 | 2.9 |
안국약품 | 6년 | 62 | 3.74 | 19.2 | 16.8 |
순이익, PER, ROE는 추정치, 주가변동률은 연초대비 11월 15일 기준. 자료 : 동원투신운용 |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