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건설산업전략연구소(소장 김선덕·金善德)가 내놓은 ‘금리와 아파트 가격 변동 추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아파트 값은 금리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외환위기 이후 둘 사이에 뚜렷한 반비례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97년 말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연 12∼20%로 높아지자 아파트 가격은 98년 중반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반면 98년 말 이후 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자 아파트 가격도 안정을 되찾아 2000년 말까지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 금리가 6%까지 떨어지는 저금리 체제가 굳어지자 아파트값은 급등해 올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는 연 12∼16%에 이르는 고금리 체제가 지속됐으나 아파트 가격은 88∼90년 연 10∼20%씩 올라 상관관계가 낮았다.
보고서는 “주택보급률이 100%에 가까워지고 외환위기 이후 은행 등에서 경쟁적으로 부동산금융 상품을 쏟아내면서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크게 높아져 금리가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90년대 중반까지는 주택보급률이 낮아 아파트 공급량이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김 소장은 “금리가 주택 가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된 만큼 정부와 금융권이 금리 및 대출 정책을 펼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섣불리 금리를 인상한다거나 주택담보대출을 회수하면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장이 얼어붙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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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