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車운반선 매각 최종 타결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8시 18분


현대상선의 대북(對北)송금 의혹이 불거져 난항에 빠졌던 현대상선 자동차운반선 해외매각이 내달 2일 유럽연합(EU)의 승인을 얻어 최종 타결된다. 이에 따라 내주 중 9억5000만달러의 은행권 인수금융(신디케이트론) 등이 집행돼 현대상선에 지불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내달 6일께 매각대금 가운데 1조4000억원 정도를 회사채 신속인수분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29일 “현대상선 자동차운반선 매각작업의 마지막 고비였던 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이 12월2일 내려질 것으로 결정 났다”며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자동차운반선 매각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도 EU 승인을 전제로 구성됐기 때문에 EU의 이번 결정에 따라 9억5000만달러의 인수금융도 현대상선에 지급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내달 6일께 현대상선은 매각대금으로 차입금 상환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15억달러의 매각대금을 받고 스웨덴계 해운업체인 발레니우스빌헬름센(WWL)에 자동차운반선을 매각키로 8월 초 합의했으나 EU의 승인이 지연되는 데다 대북송금 의혹이 겹치면서 은행권의 인수금융까지 혼선을 빚는 등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어왔다. 금감위 관계자는 “EU는 그동안 독점 등 불공정거래 요인이 없는지를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금감위와 현대상선, 은행권 등에 따르면 은행권 인수금융 9억5000만달러는 WWL이 80%, 현대 기아차가 20%를 각각 출자해 세운 신설법인 ‘로로코리아’가 은행권에서 조달해 현대상선에 지급하는 형식이다.

이 가운데 6억5000만달러는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이 공동 주선한 신디케이션에 11개 금융회사가 참여했고 나머지 3억달러는 씨티은행이 인수했다.

현대상선 채권단 관계자는 “6월 말 현재 현대상선의 총부채는 4조9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단기부채가 2조2000억원 정도”라며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390%에서 세계 해운업계 평균치(500% 이상)를 밑도는 400%대로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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