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권 거래가 중단된 이유는 최근 가짜 입주권이 나돈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상암지구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인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10월만 해도 한 달에 몇 건씩은 거래가 됐지만 11월 중순 들어서는 사려는 사람이 전혀 없다”며 “입주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몸을 사리고 있어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아예 문을 닫고 임시 휴업하는 중개업소도 있다.
입주권 값도 내렸다. 33평형 입주권이 1억2000만∼1억3000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500만원가량 내린 값을 불러도 찾는 이가 없어 매물이 회수되는 분위기다.
입주권은 택지개발 등 도시계획사업으로 철거되는 집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개발지역 아파트를 우선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권리. 분양받을 때 분양가는 별도로 내야 한다. 거래 자체가 불법이다.
그렇지만 상암지구는 서울 강북을 대표할 ‘주거 특구(特區)’로 불릴 만큼 입지 여건이 빼어나 입주권 거래가 성행했다. 올해 중반만 해도 선납금(先納金)을 수천만원씩 걸어 둬야 매입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달 서울시가 법원 통계를 이용해 전체 입주권 가운데 15%가 가짜라고 밝힌 탓에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상암동 W공인 관계자는 “분양이 시작되는 내년 3월은 돼야 거래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암지구 아파트는 1∼9단지 6250가구로 구성된다. 1∼3단지 2017가구는 내년 3월 분양된 뒤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나머지 4233가구는 2005년 이후에 건립된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