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4분기(7∼9월)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가계부채(가계대출+물품 외상값) 잔액은 424조3000억원으로 공식통계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었다.
이는 6월 말의 397조5000억원보다는 6.7%(26조8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75%로 미국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3·4분기 58%에서 불과 1년 만에 17%포인트 급증했다.
가구당 가계부채는 9월 말 2906만원으로 6월 말(2723만원)보다는 183만원, 작년 3월 말(1930만원)보다는 976만원 늘어났다.
한은은 10월 이후에도 가계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혀 가구당 평균부채는 11월 말로 3000만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 상위 5%가 전체 금융자산의 38%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 이하의 가계 빚은 이미 갚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영복(李永馥) 한은 통화금융통계팀장은 “가계 빚 증가세는 줄어들고 있지만 가계 빚 절대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가계 빚은 누적되므로 한번 늘어나면 좀처럼 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가운데 가계대출은 379조9000억원으로 2·4분기(4∼6월)보다 7.2%(25조5394억원) 늘었다. 물품 외상값도 44조3000억원으로 2.9%(1조2508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별 가계대출 증가액은 보험권이 2·4분기 9578억원에서 2조913억원으로 배 이상 불어났고 △상호저축은행(7902억원 감소→8102억원 증가) △상호금융(1조4990억원→1조6041억원) △신용협동조합(753억원→2773억원) 등도 급증세를 보였다.
정부가 은행과 카드사의 대출창구를 조이자 가계가 제2금융권으로 대출창구를 옮기는 추세를 볼 수 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