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채권투자 크게 늘려

  • 입력 2002년 12월 9일 17시 56분


은행들이 채권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으로 자금 운용의 길이 막히자 새로운 운용처를 찾는데 따른 것으로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11월중 채권 순매수 금액은 6조8110억원으로 10월(3조6340억원)에 비해 3조원 넘게 늘었다. 은행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올들어 3월까지 6조8070억원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꾸준히 줄어 하반기에는 2조∼3조원대에 머물렀다.

한화증권 이종명 선임연구원은 “금리 하락 추세에 따른 매수세 영향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대출로 자금을 운용하는데 한계를 느낀 은행들이 채권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는 한 은행들의 채권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지난달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11월중 은행들의 가계대출은 10월보다 2조1000억원 늘어 증가폭이 지난달(6조1000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도 계절적 비수기와 정부의 대출억제 정책에 힘입어 전월 증가폭(4조8000억원)을 크게 밑도는 2조8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대출도 지난달 3조1000억원 늘어 전월(5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국민은행 윤종규 부행장은 “돈이 넘쳐나는 은행들이 대출로 자금을 운용하지 못한다면 채권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자금 수요는 부족한데 공급(예금)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금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