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 주가, 역량 집중땐 ^^ 경영 분리땐 ㅜㅜ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8시 15분



남선알미늄은 기업분할로 거래가 정지됐다가 지난달 11일 재상장했다. 이후 11거래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11일 2300원에서 26일 9560원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비핵심사업 부문을 떼어내 팔아치우고 주력산업인 건축사업에만 몰두한다는 게 호재로 작용한데다 일부 투기세력까지 가세한 때문. 비록 최근 거품이 빠지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남선알미늄의 사례는 기업분할의 위력을 확신시켜 준 계기가 됐다.

LGEI 남선알미늄 등 일부 기업의 기업분할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으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분할을 한다더라’라는 소문만으로도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모든 기업분할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이뤄진 기업분할도 목적에 따라 주가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이 올해 기업분할한 24개사의 기업분할 결의일과 11월29일의 시가총액을 비교한 결과 시가총액 상승률이 시장평균을 웃돈 회사는 11개사(45.8%)였다.

기업분할 후 시장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시가총액이 커진 회사는 휴넥스(4.3%포인트) LGEI(1.8%포인트) 남선알미늄(1.0%포인트) 등 3개사에 그쳤다.

기업분할의 목적에 따라서도 주가의 희비는 확연히 달라졌다.

대우증권 유상록 애널리스트는 “비핵심사업 부문을 정리하기 위한 기업분할만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즉 △남선알미늄과 휴넥스처럼 비핵심사업 부문을 매각해 잔존 회사의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거나 △플레너스 LG상사 등과 같이 핵심 부문에만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기업분할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

반면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분리해 경영과 자본을 분리하고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갖추거나 △사업부문별로 분리해 부문별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분할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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