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최근 사내 복리후생 제도를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포스코(옛 포항제철)는 내년부터 직원들이 학원수강이나 스포츠시설 이용 등 자신이 원하는 복리후생 항목을 마음대로 고르는 ‘카페테리아’방식의 복리후생 제도를 도입한다. 이 회사 직원들은 앞으로 우리카드와 제휴한 신용카드 ‘포스코 복지카드’를 이용해 연간 49만원(상주 근무자 기준)까지 쓸 수 있다.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LG오티스는 사내 장학제도를 운영하며 대학원에 진학하는 직원에게 등록금은 물론 교재 구입비까지 전액 회사에서 지원하고 있다. 대학원 졸업학점에 따라 미국 본사의 주식을 50∼100주씩 나눠주기도 한다.
전산시스템 개발업체인 한국알카텔은 직원들의 자기 개발 지원항목에 외국어학원 수강료는 물론이고 영화감상비, 댄스강습비까지 포함시켰다.
돈을 직접 주지는 않지만 직원들을 위해 각종 보험을 회사가 대신 들어주는 경우도 늘고 있다.
안전진단 전문업체인 승화이엔씨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 4대 보험 이외에도 전 직원을 상대로 개인명의의 민간상해보험을 가입해주고 있다. 전산업체인 라이거시스템즈도 전액 회사 부담으로 전 직원들을 보장성 생명보험에 가입시켜주고 있다. 직원들은 입원이나 수술 때 다양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LG오티스 김대현 인사팀장은 “올해는 인재 확보가 키워드였지만 내년엔 인재 관리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를 것”이라며 “우수 인재에게 아무리 높은 연봉을 줘도 다닐 만한 직장으로 만들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복리후생을 강화하면서 이를 대신하는 외부대행(아웃소싱) 업체들도 성업 중이다.
e-제너두는 BAT코리아, 맥도널드 등 외국 기업을 중심으로 복리후생 서비스를 대행해주고 있다. 기업체의 복리후생 항목을 조정하고 이와 관련한 기업의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준다. 하이에치알은 기업의 복리후생 제도를 진단하고 컨설팅해 준다.
한국외국기업협회는 최근 ‘외국기업 인적자원관리 지원센터(HRMC)’를 설립해 종업원 100명 미만인 회원사들의 복지후생 제도를 위탁 관리한다.
복리후생 제도의 업그레이드는 인사관리의 전산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포스코 김상수 노무후생지원실장은 “점차 인사 급여 등 각종 직원관리 업무가 전산화되면서 복리후생 제도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무엇보다 내부 고객의 만족도가 생산성에 직결된다는 생각이 경영층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