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명(曺重明·54·사진)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는 17일 “바이오시장의 90%가 의약”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히는 ‘구조 유전체학’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최근 바이오기업들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사업내용을 바꾸는 가운데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처음부터 구조유전체학 연구로 특성화해 국내 바이오벤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국내외 제약회사나 대기업들로부터 신약 후보물질 공동개발 연구비를 받아 운영한다. 장기 목표는 직접 신약을 개발해 세계적 제약회사가 되는 것.
조 대표는 “신약을 개발할 때 단백질 3차원 구조를 파악하면 수백만개의 화합물들을 무작정 실험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값싸게 후보 물질을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자물쇠라고 하면 그동안은 수백만가지의 열쇠를 무작정 끼워봤으나, 구조유전체학을 통하면 자물쇠 구멍의 모양을 미리 보고 적절한 열쇠를 찾는 방식. 여기에는 핵물리학에 쓰이던 방사광 가속기가 필요한데 다행히 6개국에만 있는 이 값비싼 연구장비가 포항공대에 있다.
조 대표는 미국 텍사스대 생화학 박사로 LG화학 생명과학연구소장을 지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