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증권 미수금사고 직후 주식 대량 매각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49분


LG그룹 계열사들이 LG투자증권의 미수금 사고 발생 직후 이 증권사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증권거래소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22일 “LG 계열사들이 사고 발생 사실을 매각 전에 알고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며 “현재로선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석유화학 LG마이크론 LG이노텍 등 LG그룹 계열사들은 17일 시간외거래를 통해 LG투자증권 주식 566만2240주를 투신 은행 보험사 등 40개 국내 기관투자가들에 팔아 넘겼다.

문제는 매각 시점이 공교롭게도 LG투자증권이 사고 계좌에 들어있던 삼성전자 미수 주식 48만주를 16, 17일 이틀에 걸쳐 자기 돈으로 사들인 직후였다는 점.

LG 계열사들의 LG투자증권 주식 매각가격은 당일 종가 1만6050원에서 5%가량 할인된 1만5300원이었다. 20일 종가가 1만48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이 주식을 넘겨받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22일 현재 27억8112만원의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이에 대해 LG측은 “문제의 거래는 ‘지주회사에 편입된 계열사는 금융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다’는 공정거래법상 규정에 따라 2개월 전에 이미 계약이 체결됐다”면서 “계열사들이 사고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앞으로 있을 비슷한 거래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매각 시기를 늦췄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LG측은 “LG전자(1018만여주, 지분 8.14%)와 LG상사(500만여주, 4%) 등 다른 계열사가 보유 중인 LG투자증권 주식도 순차적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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