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용현 현대증권 투자클리닉 원장 조언▼
클리닉센터를 찾는 투자자들을 보면 늘 안타깝다. 자신의 투자에 책임감을 갖고 기본만 확실히 지켰다면 그토록 허망하게 무너지진 않았을 텐데….
‘에잇, 또 1000만원 잃었구나. 내년엔 꼭 대박을 터뜨려야지.’
연말 투자정산은 이런 게 아니다.
먼저 1년간의 투자수익률을 계산한다. 매매 내용을 기록해두지 않았다면 총수익과 총손실의 비율을 계산해본다.
A, B 종목에서 100만원, 50만원씩 벌고 C, D종목에서 40만원, 80만원 손실이 났다면 (100만원+50만원)÷(40만원+80만원)×100〓125%. 150% 미만이면 비효율적인 투자다. 가장 크게 손해 본 매매를 점검해본다. 거기서 자신의 약점을 들여다볼 수 있다.
십중팔구 투자금액 과다, 원금 집착, 투자정보 과신 등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계좌 평가금액이 가장 컸을 때부터 가장 작았을 때까지 하락비율을 살펴본다. 이 비율이 30% 이상이면 시장 부침에 맞서 투자금액을 지키는 능력이 모자랐다는 뜻.
1년간의 종합주가지수 추이를 보면서 추세 판단이 옳았는지, 틀렸다면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반성해본다.
손절매에 실패했다면 본전 생각에 오기로 버텼든지, 손절매 기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했든지, 자포자기했든지 셋 중 하나다.
계좌평가금액의 30% 이상을 한 종목에 몰아넣었다면 한탕주의의 선을 넘었다.
투자의 기본은 매매 내용과 그때 그때의 투자판단을 기록하는 것. 그래야 더 큰 성공이나 재기를 기약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큰 이익에 우쭐하지 않고 손실에 낙담하지 말자. 주식시장은 내일 또 열린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 선임운용역 조언▼
싱거운 얘기지만 종목 선정에 비결은 없다. 현실에 맞는 원칙에 바탕을 두고 남보다 열심히 종목을 연구하면 된다.
▽이런 생각은 버리자〓시장이 완연한 하락세인데 ‘좋은 종목 없느냐’고 묻는 투자자가 많다. 지수는 빠져도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한국 증시에 거의 없다. 추세가 꺾인 장에서는 투자를 피하는 게 좋다.
대형주를 추천하면 ‘그것말고 다른 거 없느냐’고 되묻곤 한다. 값이 비싸고 외국인과 기관의 입김이 세다고 지레 겁을 먹는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우량주와 비우량주간 주가차별화가 심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 △하루평균 거래대금 15억원 이상 △순부채비율 50% 이하 △이자보상배율 5배 이상인 종목에 관심을 둔다. 안정성과 유동성을 중시한다. 맹목적인 외국인 따라잡기는 위험하지만 그들의 종목 선정기준은 배울 만하다. 틈새종목에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욕심을 버리 이런 종목을 사는 게 백배 낫다.
개미들은 하루에 100여건씩 나오는 공시보다 루머에 신경을 쓴다. 데이트레이더들이 공정공시의 물을 흐리고 있지만 그래도 공시가 루머보다 훨씬 쓸모 있다. 공시와 분기보고서를 겹쳐놓고 꾸준히 종목을 연구하면 중장기전에서 성공할 수 있다.
▽개미들을 위한 종목선정 요령〓 교과서는 “기본적 분석으로 가려낸 우량주 가운데 저평가된 종목을 사라”고 가르친다. 너무 어렵고 현실에 안 맞는 방식이다.
기술적 분석으로 주가 활력이 살아있는 종목을 먼저 고르고 그중 펀더멘털이 좋은 종목을 잡는 것이 현실적인 수순이다. 증권사 영업직원이 추천하는 종목보다 여러 증권사가 중복추천하고 주가가 막 오르기 시작한 종목을 체크하는 것도 손쉬운 요령이다.
▼개미들이 놓치기 쉬운 종목선택 포인트▼
(1)개미여, 이런 생각은 버리자
①종목만 잘 잡으면 된다 →시장 전체의 추세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
②대형주는 개미의 투자대상이 아니다 →안정성과 투자수익률 면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간다
③공시정보는 쓸모 없는 묵은 정보다 →공시정보는 금싸라기, 모으면 금이 된다
④대박 종목 하나면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다 →승부는 전체 자금관리 능력에서 난다
⑤코스닥에선 가벼운 종목이 좋다 →기관 입김이 커진다. 안정성과 유동성 높은 종목에 주목하라
(2)교과서에 안 나오는 종목선택 요령
①기술적 분석으로 시장 추세를 살피고 유망업종을 찾아낸다
②유망업종 가운데 펀더멘털이 뛰어난 종목을 고른다
③그중 여러 증권사가 추천하고 이제 막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종목에 투자한다
④틈만 나면 공시,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를 공부해 실력을 키운다
⑤자기 나름의 투자 후보 종목 풀(pool)을 유지 개선한다
정리〓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