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더 나아가 수입차는 10년이상 고장없이 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국산차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국산차 대부분이 수출돼 다른 나라의 차들과 경쟁을 하는데 유독 ‘Made in Korea’만 내구성이 크게 떨어진다면 어떻게 한 해 수백만대를 수출할 수 있었겠는가.
첨단기술로 무장하고 녹이 슬지 않는 아연도금 강판을 많이 사용한 고급 수입차의 내구성이 국산차보다 약간 앞서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현격한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니다.
거리에 10년이 넘은 벤츠나 BMW 등 수입차가 깨끗한 모습으로 굴러다니는 것은 내구성이 월등히 좋기 때문이 아니라 철저한 유지관리 때문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입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항상 조심스럽게 타고 아무리 수리비가 많이 들어도 고장난 부분을 빨리 수리한다. 또 수입차 딜러의 서비스 프로그램에 따라 소모품 교환주기를 철저히 지킨다.
더구나 상당수 수입차는 엔진오일 교환주기가 지났거나 과속 또는 장시간 운전을 하면 경고 메시지가 들어와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반면 국산차 오너들의 자동차 관리는 어떨까.
과거에 비해 차를 끔찍이 아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각종 소모품의 교환주기를 지키지 않거나 “뭐 대충 타지”라며 작은 고장을 무시하는 오너들이 많다.
자동차는 작동하는 기계이기 때문에 마모와 소모, 노후화가 끊임없이 일어나 모든 부품은 교환 보충 조정작업이 계속 필요하다. 이것을 게을리하면 어떤 차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핸들링이 좋기로 유명한 BMW도 10만㎞정도를 타면 각종 부품이 헐렁해져서 처음과 같은 상태를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국산 소형차 1대의 값이 들어가는 서스펜션 관련 부품을 모두 갈아줘야 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국산차 제조업체들이 내수용에는 수출용만큼 아연도금 강판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