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남양알로에 사장 "미래도약의 발판 다질것"▼
남양알로에 이병훈(李秉薰·41·사진)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미래 도약을 준비하는 해’로 설정했다.
“올 8월에 건강식품에 관한 법이 시행되면 회사 성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겠지만 올해 경기가 워낙 불투명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올해를 ‘이노베이션의 해’로 이름 붙였습니다.
1년에 절반가량은 외국 출장으로 보내는 그는 올해도 외국 생산기지 점검과 해외시장 공략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세계 30개국 500여개 기업에 원료를 공급하는 남양알로에는 세계 알로에 원료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이 분야 부동의 1위 기업.
이 사장은 “원료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 알로에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미래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알로에 전문 판매회사를 인수, 원료생산부터 기술개발, 판매에 이르기까지 알로에 분야의 국제적인 ‘수직계열화’ 작업도 끝낼 계획이다.
그는 이달 23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 세계 유명 인사들 앞에서 연설을 할 기회를 얻었다. 작년 WEF가 뽑은 ‘아시아 차세대 리더 18인’의 자격이다.
1996년 취임 후 쉬지 않고 달려온 그의 발걸음은 새해 벽두부터 분주해 보인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방순극 제일모직 여수사업장 과장 "혁신은 작업환경에서부터"▼
“올해는 제 인생에서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제일모직 여수사업장 생산1팀 방순극(房瞬極·42·사진) 과장은 2003년 새해 달력을 넘기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 지금까지 자신이 회사에 제안했던 4000건이 넘는 공장설비 관련 개선안을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지난해 입학한 순천제일대학 품질경영학과를 올해 졸업하면 좀더 차원 높은 공부를 계속할 작정이다. 2002년은 방 과장에게 잊지 못할 한 해였다.
‘한국 최고의 개선 아이디어 제안자’라는 명성과 함께 대리 승진 2년만에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998년 회사가 전사적 설비관리(TPM) 프로그램을 실시하자 가동 중인 설비를 청소!?정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수천건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캠코더를 사서 밤낮으로 공장을 돌아다니며 개선 전후(前後)의 설비 상황을 촬영했다. 떠오르는 대로 메모한 아이디어 수첩도 수백권. 방 과장의 개선 아이디어로 회사가 얻은 이익은 무려 60억원. 그도 수천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방 과장은 “개선 아이디어를 내려면 현재 방법이 최악이고, 현상 유지가 퇴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올해는 나뿐 아니라 각 분야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혁신에 나서길 빈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윤대희 재정경제부 국민생활국장 "물가상승 3% 안넘게 최선"▼
물가 안정과 소비자 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재정경제부 윤대희(尹大熙·사진) 국민생활국장은 지난해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태풍 ‘루사’와 집중호우가 전국을 휩쓸었을 때. 과일과 채소 피해가 컸던데다 휴가철 교통대란까지 겹쳐 추석물가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윤 국장은 고랭지채소 출하를 독려하기 위해 산지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것은 물론 현지 경찰에 “채소류를 실은 차량은 가급적 단속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절박했다.
다행히 추석물가는 걱정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2.8% 이하에서 안정돼 당초 목표인 ‘3% 안팎 상승’을 무난히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 물가는 심상치 않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도 올해 물가상승률을 3%대 중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油價)에 큰 영향을 미칠 미-이라크전쟁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윤 국장은 “올해도 연구기관들이 내다보는 수준 이하로 물가를 잡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특히 공공요금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요금 인상요인은 최대한 경영혁신을 통해 흡수하도록 유도하겠다”며 “아울러 지방물가대책위원회에 소비자대표 참가비율을 높여 소비자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서양석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위원 "세계 표준기술 개발 온 힘"▼
정보통신(IT) 강국 한국에서 ‘디지털’이 유행어가 된 지도 꽤 오래 됐다. 하지만 삼성종합기술원 서양석(徐亮錫·51·사진) 연구위원은 새해 벽두에 ‘한국은 아직 아날로그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며 ‘거품론’을 주장한다.
그는 멀티미디어 핵심기술 20여건을 국제표준으로 채택시킨 한국 디지털기술의 선구자이다. 멀티미디어 영상기기의 핵심인 컬러 원천기술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삼성 디스플레이 사업을 이끌어왔다.
서 위원이 거품론을 주장하는 것은 위기의식 때문이다.
“인터넷은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 정보를 확장하는 데 불과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핵심은 모든 미디어를 포괄하는 쌍방향 정보 교환입니다.”
세계는 이제 겨우 그 문턱에 들어서고 있을 뿐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따라서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를 기술표준을 주도해 나갈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
세계는 현재 디지털 기술표준을 둘러싼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전 세계에 통용될 표준기술을 개발해야만 삼성과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서 위원은 “한국의 경쟁력은 결국 핵심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키우는가에 달려 있다”는 말로 새해 인사를 대신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배원복 LG전자 CDMA단말사업부 상무 "中-인도 시장공략 자신감"▼
“대한민국 정보통신이 계속 잘 나가도록 일조하고 싶습니다.”
LG전자 CDMA 단말사업부 상품기획팀장 배원복(背元福·41·사진) 상무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 수출 및 내수 상품기획을 맡은 책임자.
반도체에 이어 확실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은 CDMA 휴대전화 시장에서 LG전자는 지난해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1400만대를 팔았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시장점유율 2위이며 수출이 65%를 차지했다.
배상무는 “지난해에는 미국 시장에서 컬러 휴대전화가 인기를 끌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올해는 중국 인도 한국 시장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초부터 중국에서 차이나유니콤 관계자들과 만나 공급예정인 휴대전화에 어떤 부가서비스를 추가할지 협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워낙 땅이 넓어 지역마다 특성이 모두 다르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들의 검증을 거친 만큼 어느 지역에 가도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협’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배 상무는 “휴대전화에 멀티미디어 기능이 추가되면서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 회사들이 무섭게 쫓아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서정호 하나은행부행장보 "새 위기관리틀 개발 주력"▼
“올해는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입니다.”
하나은행 서정호(徐禎浩·38·사진) 부행장보는 시중은행 가운데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가장 앞서 있다는 하나은행의 리스크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다.
아더앤더슨 리스크컨설팅 그룹 이사를 지내다 지난해 3월 하나은행에 스카우트되면서 은행가에 ‘젊은 임원 시대’를 열었던 주인공.
서 부행장보는 “은행의 대형화 추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은행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우열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은행들이 맞게 될 리스크 요인으로 △내수위축 △북핵 위기와 미국-이라크전쟁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에 따른 은행의 자금 조달과 운용의 미스매치(기간 불일치) 등을 꼽았다.
이런 리스크 요인들이 자산 및 부채 관리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는 설명.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의 틀을 만드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앞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자산운용과 영업 등 은행의 의사결정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 미국 텍사스공대에서 경영학석사(MBA)와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금융감독원 리스크감독팀 창설 멤버로 일하기도 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