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세계4위…'팍스 차이나' 꿈꾼다

  • 입력 2002년 12월 31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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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업은 2005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로 오른다. 중국은 2015년엔 일본, 2030년엔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 제조업 대국이 될 것이다.” 중국 최고 민간경제연구소 중 하나인 창청(長城) 기업전략연구소는 지난해 8월 ‘2002년 중국 과기(科技)발전‘ 보고서에서 이렇게 대담한 전망을 내놨다. 2000년 중국 제조업 총생산은 세계 제조업 총생산의 5%를 약간 넘어 미국(20%) 일본(15%) 독일 등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이에 힘입어 ‘세계의 공장’ 중국은 ‘경제 초강대국’으로 부상, 곧 미국과 패권을 다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실업과 재정적자 해소, 금융부실 처리 등의 과제들은 ‘중국호’의 항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21세기 중국 경제 초강대국론’, 시기만이 문제다〓창청연구소는 중국이 노동력과 자본, 연구개발(R&D) 등 ‘3박자’로 단순한 하청공장이 아닌 ‘제조업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0년 이후 외국 기업의 대(對)중국 투자는 2300억달러로 아시아에 대한 투자의 45%를 차지했다.

미 포브스 선정 500대 기업 중 400여개 기업이 중국에 20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모토로라 GM 삼성 AT&T 지멘스 등 다국적 기업이 설립한 R&D 센터도 100여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초 해외에 나가 있는 11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 전망에 관해 설문 조사했다.

응답기업 50%가량이 5년 내로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일본을 웃돌거나 비슷해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의료 가구 건재 비철금속 소매 분야에서는 일본 기술력과 대등하거나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장품 자동차 상사 화학업종에서도 중국 업체의 추월을 우려했다.

일본 마루베니 경제연구소는 “중국은 이미 생산대국이 됐으며 앞으로 생산대국 소비대국 단계를 지나 생산 소비 및 ‘인재와 R&D 대국’으로 발전해 경제 초강대국으로서의 요건을 완벽하게 갖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번순(朴繁洵) 수석연구원은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중국 경제의 급성장으로 동아시아에서 경제의 중심축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중국 중심으로 아시아 경제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두를 향한 질주〓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품목이 벌써 100개가 넘는다. 선풍기 카메라 전화기 녹음기 시계 생사 비타민C 컨테이너 등 20여개 품목은 점유율이 50%를 웃돈다. 물론 아직 고부가가치 제품은 많지 않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에 대해 “질적인 면에서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통신기기 등 첨단 제조업 제품에서의 선두권 도약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미국 일본 유럽 등이 동반 침체로 고통스러워했지만 중국은 당초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를 넘기면서 ‘나홀로 성장’을 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2010년까지 8.6%, 2011∼30년 6.0%, 2031∼50년 4∼5%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개방확대와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2010년 상하이(上海) 세계박람회, 서부 대개발 등으로 2005년까지 연평균 500억달러 이상의 외국자본이 중국으로 몰릴 것이라는 게 한국수출입은행의 예측이다.

‘일본경제연구 센터’는 구매력 기준으로 중국은 이미 1997년에 4조3830억달러로 일본(2조9510억달러)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으며 미국(7조6900억달러)의 60%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걸림돌은 없나〓초고속 성장의 그림자에 가리워진 실업과 계층간, 지역간 격차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초강력 휘발성의 ‘뇌관’이다. 예컨대 농촌에서 도시로 유입되거나 국유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인구는 한해 1000만명 정도. 이 중 200만명은 영구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

너무 많은 재정적자도 골칫거리.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가 초고속 성장신화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7년 이후 연평균 472억위안(약 7조5000억원)씩 늘어 2001년 누적 재정적자 2473억위안(약 39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2.7%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치(3%)에 바짝 다가섰다고 경고했다.

1998년부터 3년간 발행한 국채만도 약 80조원, 7개 국유 은행 부실채권 약 206조원 등도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이 둔화되면 재정적자 등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낸다.구자룡기자 그렇지 않아도 연 50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외국인직접투자(FDI)중 상당액이 화교자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긴장하고 있는 주변국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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