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한은총재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없다"

  • 입력 2003년 1월 3일 18시 44분


박승(朴昇·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작년 11월 이후 소비와 건설투자는 둔화됐지만 설비투자와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핵 문제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는 5.7%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북핵 문제 때문에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는다면 외국인투자 위축, 소비둔화, 수출감소 등으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북핵 문제로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회의에서 산업생산이 큰 폭으로 늘고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전반적으로 건실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콜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박 총재는 가계대출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80, 90년대 경험한 것처럼 가계대출 증가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반드시 겪는 문제”라면서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다소 걱정스럽지만 현재 400조원 정도의 가계대출이 은행을 부실화하거나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어서 연착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카드 현금대출에 대해서는 카드사들의 카드 남발로 문제가 많은 만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작년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된 것은 돈이 많이 풀렸는데도 기업들이 보유 현금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투자가 활발해지면 물가가 불안해질 우려가 있어 오히려 인플레를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폐단위변경(디노미네이션)에 대해 박 총재는 “중장기 연구과제로 검토하고 있으며 연구결과가 나와도 정부가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정부가 시행을 결정한다 해도 4∼5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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