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전세값 떨어졌다

  • 입력 2003년 1월 6일 17시 19분


초고층 초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양천구 목동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끊긴 매매 거래가 일시에 전세물로 돌아서면서 전세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주상복합 아파트가 모여 있는 강남구 도곡동과 양천구 목동 일대의 분양권과 매매가는 한때 ‘고공 비행’을 했다.

초고급 마감재를 사용한 고급 아파트끼리 단지를 이루면서 서울의 대표적 ‘부촌(富村)’으로 인식됐기 때문. 분양권 프리미엄이 분양가의 2배 가량 뛰어오른 것도 있었다.

하지만 올 부동산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이 지역 분양권과 매물 거래가 뚝 끊겼다. 분양권 전매 등 단기 차익을 노렸던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 몇 억원씩 묶인 상태.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매물이 일시에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금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타워팰리스 1차의 경우 총 입주물량의 10%인 100여가구가 매물로 나왔다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금 시세가 최소 1억∼1억5000만원까지 내렸다.

인근 H공인 정모 사장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전세금 7억5000만원을 웃돌았던 68평형이 현재 6억원, 8억원하던 72평형은 7억원까지 빠졌다”면서 “주상복합 단지화가 매매가 상승에 는 기여했지만 전세 물량 확대로 전세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직 입주가 시작되지 않아 전세는 나와 있지 않지만 1억∼1억5000만원씩 붙었던 분양권 프리미엄이 걷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목동 하이페리온공인 김성찬 사장은 “70평형 이상 대형평형은 거래가 끊긴 지 오래여서 시세 파악조차 힘들고 40∼50평형대 역시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힘든 상황”이라면서 “입주가 시작되면 자금 부담을 견디지 못한 전세물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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