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실적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심리를 좌우하는 중요한 투자 기준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기업도 상당히 많다.
그동안 국내 주가도 미국 기업 실적 발표에 따라 많이 출렁였다. 그러나 비슷한 업종끼리 묶은 뒤 ‘미국이 좋아졌으니 한국도 좋아지겠지’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기업 실적이 한국 기업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 아니면 단기적인 투자 심리만 바꾸는지를 따져야 한다.
▽영향이 큰 업종〓미국 기업 실적에 직접 영향을 받는 한국 기업은 많지 않다. HP컴팩에 납품을 하는 삼보컴퓨터 등 컴퓨터 회사 정도가 미국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신 미국 기업 실적이 해당 업종의 시장 전망을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하는 일은 있다.
이런 면에서 인텔(14일)의 실적은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 회사 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인텔의 실적이 좋아진다면 세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기 때문.
애플(15일)과 IBM(16일)의 실적도 컴퓨터 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리트머스시험지 역할을 한다.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컴퓨터 수출이 많은 기업의 투자지표로 참고할 만하다.
휴대전화용 반도체를 만드는 퀄컴(22일)과 휴대전화 키패드(자판)를 만드는 유일전자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퀄컴 실적이 세계 휴대전화 산업 경기를 짐작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유일전자 투자에도 참고가 된다.
▽심리만 좌우하는 업종〓야후(15일)의 실적이 NHN 다음 옥션 인터파크 등 한국 인터넷 기업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실제 야후의 실적은 한국 인터넷기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야후를 한국 인터넷 산업 경기를 짐작하는 지표로도 사용하기 어렵다. 두 나라의 인터넷 환경과 기업 수익구조가 너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MS의 실적이 한글과컴퓨터에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물론 MS워드가 많이 팔리면 ‘한글’ 시리즈가 덜 팔린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전 세계 매출을 종합한 MS실적을 근거로 한글과컴퓨터의 장래를 예상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세계 최고 경매사이트인 이베이(16일)의 실적도 옥션 인터파크 등 한국 업체에 영향이 거의 없다는 평가.
물론 이런 업종도 미국 기업 실적에 따라 한국 기업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펀더멘털과 상관없는 투자심리 탓. 이렇게 움직인 주가는 곧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팀장은 “실적을 투자 참고자료로 사용할 때에는 먼저 미국 기업 실적이 한국 기업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발표 예정 미국 기업과 관련 종목 (자료:우리증권) | ||
날짜 | 실적발표 기업 | 국내 관련기업 |
13일 | 램버스 | 삼성전자 서두인칩 씨앤에스 |
14일 | 인텔 |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테크노세미켐 파인디앤씨 |
15일 | 야후 | NHN 다음 옥션 네오위즈 인터파크 |
애플 |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 |
16일 | MS | 한글과컴퓨터 인투스테크 정문정보 현주컴퓨터 |
이베이 | NHN 다음 옥션 네오위즈 인터파크 | |
선마이크로 | 콤텍시스템 다산네트웍스 인성정보 코리아링크 | |
IBM |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 |
22일 | TI | 삼성전자 KEC 삼테크 서두인칩 |
퀄컴 | 유일전자 텔슨전자 파인디지털 에이스테크 | |
23일 | 아마존 | NHN 다음 옥션 네오위즈 인터파크 |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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