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는 메모리와 휴대전화 사업=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 부문별 매출은 반도체 12조8053억원, 정보통신 12조3906억원, 디지털 미디어 9조9459억원, 생활가전 3조7063억원 등이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3조8174억원, 정보통신 2조9823억원, 디지털미디어 3852억원, 생활가전 1286억원으로 반도체와 정보통신이 실적 상승의 양대 축을 이뤘다.
특히 휴대전화는 전년 대비 37%의 매출성장률과 117%의 영업이익 성장률로 처음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대(30.5%)를 넘어서며 확실한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시설 투자는 6조원=반도체와 통신 등 올해의 투자 목표를 지난해보다 1조8000억원 늘어난 6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특히 메모리 부문에만 3조3000억원을 투입해 현재 70% 수준의 0.13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공정 생산라인을 0.10μm급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90nm급 생산라인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와 정보통신 분야에는 각각 8600억원과 32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을 41조1000억원으로 끌어올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지난해 7.3%에서 7.5%로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올해도 성장 이어갈까=휴대전화와 메모리 사업의 승승장구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IT 경기 회복이 올 2·4분기(4∼6월) 말이나 3·4분기(7∼9월)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데다 환율 하락, 이라크전 가능성 등 대내외적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의 매출 둔화, D램 가격 하락, TFT-LCD의 수익성 악화 등 위협 요소들도 도사리고 있다. 확실한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 미국 특허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10위권 밖으로 밀린 것도 불안 요인. 지난해 4·4분기 영업적자를 낸 디지털미디어 시장의 점유율 확대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6조원에 이르는 설비투자 계획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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