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뛰고 또 뛰고'

  • 입력 2003년 1월 17일 18시 10분


다음달 1일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뛰고 있다.

설 성수기여서 농축산물 값이 오르는 데다 최근 기름값도 올라 수송비도 상승하는 탓이다. 여기다 설을 전후해 휘발유 등 국내 기름값도 다시 오를 움직임이다. 물가불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뛰는 장바구니 물가=17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15㎏ 배 한 상자의 가격은 3만8500원으로 3일(3만6000원)보다 2500원 올랐다. 단감 15㎏ 한 상자는 3만3000원으로 2주일 전의 2만2500원보다 1만원 이상 올랐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지난해 설과 비교하면 주요 농산물 값은 사과 9%, 배 15%, 밤 28%가 각각 올랐다. 양재점 관계자는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평균 비용은 11만260원으로 지난해 10만5000원보다 5% 정도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설 대목에 가까워질수록 청과, 쇠고기 등 일부 제수용품 값이 더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김태권(金泰權) 축산 바이어는 “국산 쇠고기 값은 지난해 설에 비해 10∼15% 정도 올랐고 미국 서부지역 항만노조 파업 영향 등으로 수입 쇠고기 값도 20∼30% 정도 뜀박질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김기승(金基承) 연구위원은 “최근 제수용품 등 농수산물 가격 상승 요인 중에는 수송비 비중도 크다”며 “지속적인 기름값 상승이 수송비용을 높여 설을 앞둔 물가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를 더욱 압박하는 유가 오름세=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6일 현지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배럴당 33.59달러와 31.53달러로 2000년 11월 30일 이후 2년1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 정유사들은 15일 올 들어 두 번째로 등유와 경유 등 기름값을 올린 데 이어 설연휴를 전후해 한 차례 더 인상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급등으로 작년 12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2.4%나 올랐다. 한은은 “수입물가 상승분은 보통 1개월 뒤 국내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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