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홈쇼핑' 무더기 적발…업체-방송사 39명 기소

상업위성에서 방송채널을 빌린 뒤 무허가 홈쇼핑 프로그램을 제작해 불법 방송한 하고 허위 과장 제품 광고를 해온 홈쇼핑 업체 관계자와 이를 도운 종합유선방송사(SO) 등 17개 업체 39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불법 홈쇼핑 광고를 통해 3년간 217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형사6부(신남규·辛南奎 부장검사)는 17일 불법 홈쇼핑 광고 방송을 한 혐의 등으로 ㈜데이터링크 대표 김동관(金東寬·39)씨와 위성방송 송출업체인 ㈜USB 대표 노태훈(盧泰勳·45)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홈쇼핑업체인 A사 대표 임모씨(39)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27명은 약식기소했다.

▽수사 결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1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무궁화위성 방송채널을 이용해 전국 7개 SO와 120개 중계유선방송사(RO·지상파 재전송만 가능) 등을 통해 100만여 가구에 정부 허가를 받지 않은 홈쇼핑 프로그램을 불법 송출해 연간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다.

검찰은

현행 방송법상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LG홈쇼핑과 CJ홈쇼핑 등 5개사만이 24시간 홈쇼핑 광고를 할 수 있으며, 나머지는 방송위의 심의를 거쳐 SO나 RO의 프로그램 중간에 10∼12분 사이의 광고 방송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 수법 및 폐해=

불법 홈쇼핑 업체들은 국내 상업위성인 무궁화 2, 3호나 외국 위성에 월 2500만∼3000만원의 송출료를 주고 방송채널을 빌려 불법 방송을 해왔다. SO나 RO에도 가입자수에 따라 수백만∼수천만원의 송출료를 주고 ‘시청자’를 늘려갔다.

업체들은 상품 광고 방송시 심의를 받지 않는 점을 악용, 시청자들을 상대로 허위 과장 광고를 일삼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예를 들어 한 홈쇼핑 업체는 단순 건강보조식품을 ‘정력제’로 허위 광고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

게다가 이들은 납품가의 2배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광고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물품에 문제가 생기면 제대로 보상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홈쇼핑 관련 피해접수 사례는 4650건으로, 2001년의 2674건에 비해 68% 증가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