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본격화=삼성그룹은 14명의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만 제외하고 전원이 50대 초반으로 교체됐다. 기존 사장단 연령이 56∼60세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5세 이상 젊어졌다. 임원인사에서도 40대의 약진이 두드러져 전체 임원진 가운데 40대의 비율이 작년 59%에서 올해 67%로 크게 높아졌다.
LG와 SK그룹도 40대 초반의 임원급 ‘영 파워’ 물결이 거셌다. 특히 LG전자는 30대 후반의 연구위원을 상무에 임명, 30대 임원시대를 열었으며 신임 임원의 평균 나이는 44세에 불과했다. SK도 신임 임원 49명의 평균연령이 44세로 작년보다 2세 정도 낮아졌다.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의선씨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세대교체를 준비한 움직임이 뚜렷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보도 상무로 승진, 경영권 승계에 한발 다가섰다. 경제계에선 이 같은 세대교체가 장기적으로 차세대 첨단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의 강화=해외현지 근무 경험이 있고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난 인물들이 승진대상에 많이 포함됐다. 삼성의 경우 이번 사장단 승진자 9명 중 김인 삼성SDS 사장 등 5명이 해외 주재원이나 지사장·법인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담당 이상현 사장을 중국본사 사장으로 내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그룹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해 해외에서 최대 실적을 올린 김쌍수 사장과 우남균 부사장을 각각 LG전자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SK도 “올해 임원인사는 글로벌 마인드와 디지털 감각 등이 승진의 주요 잣대였다”고 밝혔다.
한편 주요 그룹들이 40대 젊은 임원을 승진대상에 포함시킨 가운데 간판급 최고경영자들을 유임시킨 것은 정권교체와 대(對)이라크전쟁 임박 경기회복 지연 등 불확실한 외부환경을 염두에 둔 인사로 해석된다.
▽실적과 능력중시=작년 매출액 137조원, 세전이익 15조원의 사상최대 실적을 낸 삼성그룹은 총 76명의 발탁인사를 했다. 이는 전체 승진자의 21%에 해당하는 규모.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실적이 좋은 회사에서 승진자가 주로 배출됐으며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LG SK에서도 실적이 좋은 정보통신 분야의 승진자가 많았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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